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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Sep 04. 2018

넘치기까지 딱 한 스푼.

가득 찬 것과 넘침 사이에는 딱 한 스푼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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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은 좋지만 과하면 불편해진다. 사랑도 좋긴 하지만 과하면 집착이 된다. 

사람마다 단어를 정의하는 밀도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우정이 죽음도 불사할 그런 의미이고

어떤 이에게는 필요할 때 가져다 쓰는 관계 정도로 정의되기도 한다.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종이 한 장 정도의 간격이 있을 뿐이다.

애초에 모든 선택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라는 주관적 전제를 깔고 실행된다. 

하지만 대부분 조금 부족하거나, 조금 과할 때가 많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종영한 우결에서 '연인 사이에 어디까지가 바람을 피우는 거냐'는 질문에 한 패널이 대답한 게 기억난다.

[상대방이 싫어하면 그게 바람이다]라고. 어떻게 보면 너무 까다롭지 않느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기준은 상대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맞다는 의표를 정확히 찌른 말이라고 본다.


세상에서 가장 정확히 실행하기 어려운 단어는 [적정]이다. 일을 해도 적정히(적당히) 하라는 어른들의 말뜻은 대충하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자기 몸 하나 정도는 간수하면서 일을 하라는 뜻이다. 

아무리 단기간에 대단한 목적을 달성해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이 적정선을 잘 모른다.


술을 마셔도 적정히 마시지 않고, 돈을 써도 적당히 쓰지 않으며, 연애를 해도 적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친구 뒤통수를 후려도 괜찮고, 야근을 밥먹듯이 해도 괜찮으며, 가족도 내팽개치고 일에 몰두하길 바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세상은 회사와 똑같다. 사장이 당신에게 천만 원의 돈을 줄 때 일은 3천만 원어치 이상의 일을 시키듯 

세상도 굉장히 좋은 것을 당신에게 주는 것 같지만 실상 더 많은 것을 강요하고 빼앗아간다.  

강요하는 것은 욕심이고, 빼앗아가는 것은 시간과 사랑이다. 


당신에게 더 많은 것들을 욕구하게끔 부추긴다. 매체가 만들어낸 허상은 이미 당신 안에 새겨져 있다. 그것이 가끔 누군가의 자랑질에 건드려지고 분출된다. 그리고 그렇게 분출된 욕구들을 해소하기 위해 사랑해야 할 사람들에게 쓸 시간과 돈들을 야금야금 빼앗아간다.


만약 당신이 인스타를 삭제하거나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때 지나친 상실감을 느낀다면 

사실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것들 없이도 당신의 삶은 지속되는데 큰 문제가 없어야 정상이다. 

혹은 사랑하는데 써야 할 시간 대부분을 웹상에서 보내고 있다면 당신도 이미 뺏긴 거나 다름없다. 


한 스푼. 덜어내야 할 양이다. 그 한 스푼만 덜어내도 당신은 주어진 이 모든 것들을 잘 누리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어려운 이유는 내면의 욕망이 그 한 스푼을 덜어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쓰는 거다. 야동을 몇 번 보는지, 돈은 먹는데 입는데 얼마나 쓰는지, 게임은 몇 시간을 하는지, 친구에게 연락은 몇 시간하고 공부는 얼마큼 하는지.


쓰면 보인다. 욕망을 눈으로 확인하라. 실체가 드러나야 박투가 가능하다. 인간은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바꾸고 싶다면 확인해야 하고, 확인하려면 써야 하며, 쓰면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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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_wild_ride 로 찾아 오시면 다른 종류의 글들과 저의 엉망진창 와장창 라이프 스타일을 구경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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