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어떤 문장 하나를 외우도록 굳이 강요해야 한다면,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말라는 말을
외우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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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생활 10년, 직장생활 6년, 단체생활 29년 남짓의 교훈은 억지로 되는 게 단하나도 없다는 거다.
억지로 하면 되는 것 같은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을 뒷받침한 나래를 펼친다.
지금 회사를 때려치우고 유럽여행을 가면 어떨까, 그냥 자체 휴강해버리고 제주도를 가는 건 어떨까 같은.
누군가의 억지와 강요는 내가 감옥에 없어도 감옥에 있는듯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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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시간은 더디고 생각의 확장은 그보다 두배는 더 더디다.
반면 그 어떤 매체에도 노출되지 않은 날것의 생각은 날개를 펼쳤을 때 비행거리가 아주 길다.
우리는 '저녁에 뭐 먹지'라는 고민보다 '내년에는 또 내가 어떤 인간이 되어 어떤 창작물을 만들어낼까'가
더 어울리는 존재다.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매운 것, 달달한 것, 야한 것, 슬픈 것, 무서운 것, 경이로운 것들의 천지다.
마땅히 나 다운 생각과 발상이 줄어든다. 나의 행동에 타인의 의견이 투영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데 오로지 비행기만 타고 가야 한다라는 의견 외에는 모두 묵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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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을 가야 한다면 자전거를 택할 거다. 적정한 속도, 필요한 운동량, 자연의 내음을 만끽하는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머저리 소리를 듣는 세상에 살고 있다. 슬프지 않은가.
조금 느려도 당신에게 걸맞은 당신의 속도가 있는 것인데.
설령 걸어가더라도 그 과정에 꼭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면.
비행기를 타지 않는 당신을 바보 같다고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수많은 욕을 먹고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큰 비웃음을 사는 게 두려웠다면
떠가는 구름, 지는 노을, 차가운 가을바람을 당신이 느낄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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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나 누군가의 입장과 의견 속에 함몰되어 있다. 좀 엉뚱하더라도, 효율적이지 못해도
내 방식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 미련한 방법이 사실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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