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명품을 좋아한다. 차도 외제차를 좋아한다.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와 품격을 본인에게 얹는 효과를 기대해서다. 명품은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라는 게 존재한다.
명품도 어울리는 사람이 소화를 할 때 빛을 발한다. 동대문에서 찍어낸 카피 의류들로 도배하고 프라다를 든다고 해서 그 사람이 명품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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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도 롤스로이스는 아무에게 차를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구매자의 직업이나 평판 등을 고려하여 구매를 "허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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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비싸면 다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어울리냐 마냐는 둘째로 생각한다. (최근 발렌시아가 트리플 s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수십명을 봤지만 잘어울리다고 생각한 사람은 우리 회사 여직원밖에 없었다.)
우리가 졸부들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그 모습들이 대체로 우스꽝스러운 이유는, 안어울리는것을 잔뜩 걸쳐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싼 명품 브랜드를 사서 쓰고 싶다면 자신의 소득 수준을 감안해야 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와 애호 같은 것이 합쳐져서 전체적인 스타일링으로 "소화할만한"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다.
이게 없으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를 현실화해서 다니는 것과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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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능력이 부족해 뚜벅이로 다니는 분들이 엉망으로 입고 4백이 넘는 샤넬 가방을 들고 다니는 걸 보면 애처로울 때가 있다. 뭐 자기 맘이긴 하지만, 전혀 어울려 보이지는 않는다는 거다.
"어울림"이라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내가 내 상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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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정확히 모르면 내가 무슨 행동과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지 잘 모른다. 이유 없이 사람들이 나를 욕하거나 수군거리는 것 같다면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개 원인은 내가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나보다 나를 봐주는 제삼자들이 더 잘 안다.
타인을 너무 신경 쓰는 것도 문제지만 아예 배제해버리는 것도 문제다. 당신 얼굴에 뭔가 묻었을 때 가장 먼저 보고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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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는 중요하다. 다만 나를 객관화하여 냉정히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있던지, 타인의 충고를 겸허히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있던지 둘 중 하나는 가능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마이웨이는 영원한 솔로웨이가 되버릴수도 있다.
대개 이 두 가지가 모두 불가능한 사람들이 가짜 명품을 산다.
자신의 낮은 품격을 물건이나 사람 같은 매개체를 통해 끌어올리고자 해서다. 자신이 무엇과 어울리는지 모르는 사람은 안 어울리는 옷을 입고 안 어울리는 말투로 주변을 어색하고 민망하게 만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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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어울리는 게 좋은 거다. 나에게 안 어울리 것들은 나를 더 우스꽝스럽거나 없어 보이게 만들 뿐이다.
그게 사람이든 명품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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