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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명품을 사는 사람들의 삶이란

by 터뷸런스

가짜 명품을 사는 삶은 편한 길을 택하는 삶이다. 그래서 가짜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면

실제의 삶도 진짜로 잘 사는 것처럼 코스프레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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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명품은 비싸다. 이런저런 브랜딩으로서의 가치가 더해지면 제작 단가의 10배 이상 주고 사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어쨌든 많은 노력과 저축이 없으면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가짜는 그에 비해 너무나 싸고, 특히 요즘 나오는 SA급들은 사실 너무 잘 나온다. 직구 업체 직원인 나 조차도

진품과 SA급은 구별하기가 참 어렵다. 일반 소비자들은 오죽하겠는가.

문제는 그것을 사는 사람의 태도다. 나의 양심을 속여서라도 다른 이에게 부를 쟁취한 사람으로서 보이는 게 중요하면 가짜를 산다. 어려운 길을 택하기보다, 내 양심을 팔아 타인의 호감을 사는 일이 훨씬 쉽기 때문에 거리낌이 없는 거다.

너무 일반화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건 굳이 일반화까지 갈 필요도 없다. 대개 가짜 명품을 사는데 아무렇지 않아 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속이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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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자수성가한 것처럼 잘 나가는 수많은 언니들 중 상당수에게는, 잠자리를 제공받고 돈을 주는 스폰이 있다.

생각해보라. 포토샵 하나, 재고관리 엑셀 파일 하나 혼자 못 만드는 언니들이 그렇게 많은 매출을 올려서 벤츠나 아우디를 끌고 다닌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 사업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결국 그들도 본인의 노력과 재능으로 성공한 척 코스프레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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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태도라는 건 생각보다 일관된다. 사물과 현상을 대하는 자세를 굳이 일일이 전부다 확인해볼 필요도 없다.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 어떤 식으로 처세하는지만 들여다보아도 전체가 대강 보인다.

이건 매우 통계학적 관점에서 유의미한 추론이다. 굳이 내가 예언자가 아니어도 일부를 보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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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는 건 가볍고 편리하다. 다만 그 행위의 기반에는 자신의 양심과 선택의 파급력을 간과한 무지함이 있을 뿐이다.

포장된 행복들에 속지 마라.

SNS에 전시된 수많은 행복들이 진짜 행복이라 생각하는 순간부터 당신은 그들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되는 거다.

속이는 놈도 나쁜 놈이지만, 속이는 행위에 넘어가는 것은 진정으로 멍청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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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는 내 자아가 내 자아에게 인정하고 칭찬해줄 수 있는 삶이다. 타인의 평가와 의식으로부터의 자유함이 없는 삶은 언제나 그들의 의식에 종속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태도는 스스로에게 진솔할 때 생겨난다. 잘 통하는 수만 가지의 속임수가 있다한들 그것들은 당신을 구원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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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를 선택하는 삶이 왜 무서운지 아는가?

타인을 속이기 이전에, 자신을 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임수에 자신을 완전히 담가버리는데 익숙해지는 삶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진짜의 삶은 불편하고 험난하더라도 스스로 딛고 일어나 그곳까지 도달하는 삶이다.

그저 가짜 명품 하나 십몇만원 주고 사는 게 이런 로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하는 인간들은 오늘도 사람들에게 허울 좋은 껍데기를 보여주는데 목숨을 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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