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와 프로 불편러들.

by 터뷸런스

난 설리에 대한 글을 자주 쓴다.

인간의 가장 치졸하고 편협하며 비뚤어진 사고관이 그녀의 일상들을 통해 댓글로 분출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설리가 선배 배우들에 대해 "누구누구 씨"라고 지칭하는 게시물을 몇 번 올렸다.


그러더니 네티즌들은 네가 뭔데 어리면서 그렇게 건방진 호칭을 쓰냐고 고나리질을 했고,

디씨 설리 갤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호소문까지 썼더라. 진짜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ㅎㅎ..

인간관계에서 가장 좋은 관계는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다.


저런 호칭법은 관계를 수평적으로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존댓말 개념이 우리보다 덜해서, 어린 사람과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도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 그런 관계 안에서는 의외로 서로에게 배울 점도 많아진다.

수직적 관계는 관계성의 진척도가 굉장히 정적靜的이 되고 그로 인해 발전적인 관계가 되기 힘들어 지기 때문에, 삶에서 수평적 관계를 많이 만드는 건 꽤나 건강한 행위에 속한다.


여하튼 그녀는 늘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자기가 정해놓은 바운더리 밖으로 튀어나가는 그녀를 인정하지 못한다.

연예인은 모두 보수적인 관점에서 윗사람에게 예의 발라야 하며, 네티즌들 앞에 굽신굽신 해야 하고, 착하고 뻔한 모습으로 살아야만 하나보다. 상당히 상당하게 역겹다.


자신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타인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규정짓는 관념은 사실 폭력성에 가깝다.


설리도 이번엔 하도 어처구니가 없는지 "알아서 잘하고 있다"라는 반박글을 올렸다. 대개 그런 거 안 올리는 친구인데도 말이지. 상당수의 사람들은 고리타분하다.

평생 우리 안에서 살아온 양처럼 우리 밖을 나가는 양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다가 인생이 우울해지면 우리 탓을 한다. 우리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거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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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자의식에 의한 선택과 그로 인해 생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이 반복되어야만 무르익는다.

이러한 과정이 제거된 사람들은 타인을 불편한 시선으로 볼 줄밖에 모른다. 내가 아는 세상 안에서만 당신도 살기를 바라기 때문.


닫기는 쉬워도 열기는 쉽지 않다. 욕하긴 쉬워도 그렇게 살기는 어렵다.

나 자신으로 살아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배제하는 것도 꽤나 능숙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그냥 나는 설리가 더욱더 마이웨이 했으면 좋겠다. 외국에서 그러는 건 흔한 일이지만

10 선비가 가득한 조선에서 지금처럼 산다는 건 가히 혁명가에 가깝거든. 나는 그 혁명에 찬동한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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