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패는 당연합니다.

by 터뷸런스

얼마 전 아는 동생에게서 상처를 준 전 연인 덕에 연애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건 마치 치킨을 시켰는데 맛이 없다고 해서 평생 치킨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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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현재 내가 겪은 실패에 포커싱을 한다.

자꾸 안 된 것에 대해 집착하다 보면 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시도나 도전도 막혀버린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 희망이 없다.


대개 성공의 확률은 주사위 던지기와 비슷하다. 원하는 숫자가 3인데 그 숫자가 세번 연속으로 나오길 원한다면 나올때까지 수없이 던지다 보면 언젠간 나온다.


사업은 약간 다르다. 실패하면 극복이 어렵고 도전의 횟수 자체가 많을 수 없다.

다만 연애나 인간관계는 실패했다고 해서 다음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는데 사업처럼 큰돈이 들거나 엄청난 시간적 딜레이를 요구하지 않는다.


문제는 쓸데없이 눈이 높은 경우다. 돈도 많아야 하고 나만 바라봐야 하는데 사회성도 좋고 키도 크지만 얼굴도 괜찮았으면 하는 사람은 당신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건 마치 주사위 3의 숫자가 연속 50번 나오길 바라는 것과 비슷하다. 그건 아무리 던져봐야 평생 나오지 않는 숫자다.


그래서 실패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성공에 근접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목표값]에 접근하다가 생기는 실패와,

성공에 근접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목표값]에 도전하다 생기는 실패.


재밌는 건 주사위처럼 인간관계도 확률게임이라는 거다.

어떤 사람에 대해 속내까지 미리 전부 알고 교제를 시작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어찌 보면 실패가 반복되는 이유는 확률상 아주 당연한 결과값이라고 봐야 한다.


맨날 관계에 대한 글을 쓰는 나조차도 뼈아픈 실패가 진짜 많았다. 한참을 그러다 보니 확인된 것은 그 사람들의 나쁜 점이 아니라, 나 자신의 알량한 자부심이었다.

겸손하지 않았고 오만했다. 듣는데 소홀했고 내가 이야기를 하는데만 집착했다.


인간관계는 핑퐁에 비유하면 딱 좋다.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는 드라이브를 때리기도 하고 필요하면 스매시를 날리기도 하지만 게임이 지속되려면 상대가 받을 수 있는 코스로 던져주는 게 중요하다.


상대가 잘못 던졌든 내가 잘못 받든 그 과정에서 생긴 일들은 모두 유의미하다. 막말로 내가 정말 실력이 좋으면 아무리 개같이 던져도 다 받아낼 수 있다.

받지 못하는 건 내 실력이다.


차사고도 쌍방이 대부분인데 인간관계에서의 사고는 더 말할 게 없다.

실패 자체를 좀 더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실패가 아예 전무함은 마지막 스테이지를 끝낸 게임과 같다.

더 이상 도전해서 깰 것도 없으며 재미도 없다.


좀 더 관조하는 자세가 좋다. 누구도 게임에 졌다고 해서 죽으러 한강을 가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정이든 연애든 실패를 했더라도 술을 찾기보다는 좀 더 나를 유심히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사실 거기에 답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목적 달성은 다수의 실패 값을 통해 성공으로 수렴된다.

실패를 좀 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축나는 건, 과음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몸뚱이와 가벼워지는 지갑 사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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