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하신다!!

by 터뷸런스

우리 와이프는 항상 누구보다도 밝고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대화한다.

어른은 물론이고 카페 직원에게도, 택시 기사님에게도, 편의점을 들어가서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어디를 가던 누구를 만나던지.

그래서 너무 예의 바르고 보기 좋다며 서비스나 더 좋은 것들을 주시는 경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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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세 가지에 있어서 아주 강력한 힘이다.


1. 타인과의 투명한 장벽을 허무는 가장 쉬운 방법이며

2. 그렇게 허물어진 장벽은 서로를 빠른 시간 내에 애정 하게 만들고

3. 그냥 멋있다. 남들은 아무도 그렇게 안 하니까.


나도 인사는 하지만 엄청 굳이 밝게 하진 않았다. 어두운 감성이 많았던 것도 있고 약간의 거리는 두는 방식이기도 해서.

하지만 역시 옆사람이 진정 배울만한 사람이면 생각의 전환이 의외로 빠르게 되기도 한다.

그 이후로는 나도 편의점에만 가도 우렁차게(?) 인사하곤 한다. 이 나이를 먹고도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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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일화는 인사의 중요성에 대해 다루는 것이기도 하지만 내 굳어진 관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대강 이 정도로 하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했던 단단하게 굳어진 관점이 명료한 비교대상 앞에서는 사르르 녹아버렸다.


인간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놀면 퇴보한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하고 거기서 내 부족한 부분들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된다.

그게 내 연인이면 더욱 좋다. 더 자주 보고 더 많이 배우게 될 테니.


많은 후배 동생들이 "어떤 이성을 만나는 게 좋냐" 고 물어보면 늘 같은 대답을 한다.

네가 배울만한 사람을 만나고, 아니면 빠른 손절이 답이라고.


사람은 그냥 하루하루 보내고 그게 쌓여 1년이 지난다고 나이를 먹는 게 아니다.

나보다 더 나은 점들을 가진 인생의 선후배들 에게서 끊임없이 배우려는 낮은 태도와 겸손함이 없으면 꼰대행 급행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최근에는 그녀의 솔직함을 배우는 중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겸손하다.

솔직하면서 동시에 겸손하려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쓰다 보니 내 삶이 작년보다 훨씬 더 행복한 이유를 발견했다.

한 달 한 달이 좀 더 나은 인간으로 거듭나는걸 나 스스로가 체감할 수 있어서다. 그깟 잔고 얼마 쌓이는 거나 신발 몇 족 생기는 거랑은 비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굉장한 노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멋진 사람을 곁에 두고 살았을 뿐이다.

삶의 변화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모진 고통 속에서만 생겨날 것 같지만, 막상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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