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

by 터뷸런스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지면, 보이는 것들이 덜 중요해지기 시작한다.

-

가령 나를 지극히 사랑해주는 내 연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거슬릴 때가 있다. 별것 아닌 말인데도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듣기 싫은 건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연인이 남들보다 외모가 조금 부족하거나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해 내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 싫어서 그런 마음이 들게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것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외적 여건이 나도 모르게 가장 중요해져서, 보이지 않는 그의 사랑이 덜 중요해진 경우라 볼 수 있다.

-

부모님의 경우도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부모님들은 학비에 용돈까지 다 주는데 나는 쌓여가는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를 벌려고 알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모님이 때로는 원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건 어떤 잘못이라기보다, 스스로의 우선순위가 무너진 경우라고 봐야 한다.

당신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해서 가장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부모님 자신이다.

-

연인 간에 이별 중 가장 나쁜 경우는 대화를 하지 않아 생긴 문제로 헤어지는 경우다.

애초에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생각을 정리해 통보하는 경우는 우선순위가 "타인이 보는 시선" 이 가장 중요하게 된 경우다.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더 중요한 것들과 덜 중요한 것들의 순서가 바뀌어 있음을 망각하게 된다.

이를 알아채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화이다.


하나는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사람들과의 진솔한 대화이고,

하나는 나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하여 파악할 수 있는 독백, 혹은 글쓰기(일기) 같은 자신과의 대화이다.


이 두 가지가 삶에 모두 없는 경우 스스로 변모할 수 있는 최대의 아집 덩어리가 되어있기 마련이다.

-

모든 불행은 내가 나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생기는 일들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발버둥 쳐야 한다.


애초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순수했던 그때가 가장 행복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만 있다면.

당신은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단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삶에 남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