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는 거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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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어떻게든 사람을 남기려고 했다.
매력적인 사람들과 많이 연락하며 교류하고, 주말마다 그런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있어야만 내 존재감을 확인받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면 함께 하기 위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가고 싶지 않은 곳을 가기도 하고, 듣고 싶지 않은 말들에 호응해줘야 하기도 했었다.
이런 것들은 내 마음이 진정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게 붙잡았다.
내 마음이 닿고자 하는 곳은 그런 곳들이 아니었다.
좀 더 드넓고, 푸근한 그런 곳. 사람 간에 정을 나누고 사는 이야기 속에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위로해 주는.
사람에게 집착함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끼게 했고 그들의 탓으로 돌렸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분명 나는 내 의사로 그들과 함께 했고 그에 따른 결과를 책임져야만 했다. 누구에게도 탓할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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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사람이 아닌 내 마음을 따라가기로.
주말에는 사람과 함께하려 집착하지 않고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게임을 했다.
무리하게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즐겼다.
이런 방식은 사람이 중심이 되기보다, 내 마음이 중심이 되도록 활동의 영역을 자연스레 옮겨가게 했다.
그리고 내가 편안함을 얻은 시간과 여유는, 가끔 만나는 한 번의 만남에서도 훨씬 더 많은 것을 남기도록 해주었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그렇게 소중하고 감사할 수가 없다.
있음은 없음의 비참함을 알 수 없지만, 없음은 있음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다.
내가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에게 소중할 수 있을 만큼 가치 있는 인간이 되는 게 우선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마음이 가는 죽 곧은길을 가며 거기서 얻어진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 전달해주는 삶을 사는 것.
내 마음의 온전함에 대한 가치를 깨달아 당신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함께 경험하는 것.
그게 내가 지금 지향하고 살아가는 삶이다. 이보다 귀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