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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Oct 25. 2019

넌 좀 괜찮지만 나도 어디서 꿀리지 않아.

우리는 상대의 보이는 면으로 삶의 질을 쉽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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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뚜껑이 없는 외제차를 끌고 가면 "돈 걱정 없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까.."라고 단편적 추측을 내던지기도 한다.

혹은 얼굴도, 몸매도 완벽한 여자를 보며 "쟤는 누리는 게 얼마나 많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여기서의 오류는 누구나 타인에게 보이는 면에 있어서 항상 최고로 괜찮은 부분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오해를 바탕으로 내 삶을 비교평가하는데서 비롯된다.


내게 없는 것을 누군가가 가진 모습을 볼 때 상실감이나 허탈함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보이는 것에만 치중해서다.

가령 성형한 미인을 보며 필요 이상으로 욕하는 사람들은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이 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성형은 쉬운 줄 아는가. 돈도 돈이지만 많이 아프다. 정말 많이 아프다고 한다. 

그런 돈을 모으고 고통을 감내할 용기가 있어서 예뻐졌다면 인정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웹상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과민하게 반응하며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말해주고 싶었다. 보이는 것에 그렇게 사사건건 핏대를 올리는 당신이야말로 진정 꼴사납다고.


어차피 진짜 속내는 자기만 안다. 내가 어떤 태도로 내면을 가꾸는지 아는 건 나 자신뿐이다.

당신이 아무리 많은 운동을 해도 겨울에는 한껏 두꺼운 옷으로 몸이 가려진다면 결국 내 피지컬을 정확히 아는 건 나 자신 뿐인 것처럼.


상대의 속내를 필요 이상으로 들춰내려 하거나 단정 짓는 태도는 내 생각을 좀먹는다.

굳이 상대의 부정적인 모습을 찾아내는데 연연할 필요도 없고 좋아 보이는 모습에 질투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남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은 가지고 있으며 보이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경우도 많으니까.  


동남아 여행을 가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GDP, GNP의 절반도 안 되는 나라들의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다.

이유는 삶을 보는 관점이 지극히 "나"에 있어서다.


최근 살이 찌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결혼생활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이 너무나 행복해서다.

나는 대한민국 평균 키에, 외모도 뛰어나지 않지만 집에서는 가장 멋지고 훌륭한 가장 대접을 받는다. 

와이프는 나의 내면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가치들에 대해 칭찬과 사랑을 쏟아주기 때문이다.


물론 치장하거나 꾸미는 것이 재밌고 나를 즐겁게 하는 수단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나의 자리에서 오롯이 나로 서게 하는 계기는 나 자신에 대한 인정과 이해이다.

결국 인간은 공동체를 바탕으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당신의 진가를 알아주고 인정해줄 사람들을 주변에  충분히 둘 필요가 있다. 


거기서 충분한 사랑의 표현을 받는 길이야말로 모두가 하는 "평가질"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이니까.


당신은 당신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 그래서 주변의 누군가가 어떤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 스스로 당신을 있는 그대로 "잘" 알아봐 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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