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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Oct 20. 2019

연애는 덕질이 아닙니다.

연예인 덕질과 호구의 연애는 공통점이 몇 개 있다.

1. 무조건 상대가 우선이다. 모든 시간 약속은 상대의 스케줄에 맞춰야 한다.


2. 내 의사는 반영될 일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굳이 상대가 좋아해 주진 않는다.


3. 나는 더없는 애정을 쏟지만 상대는 그만큼의 표현을 내게 "직접" 하지 않는다. 마치 가수가 무대에서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는 하는데 실제로 그 사랑에 대한 실질적 보상은 받아본 적이 없는 것처럼.


어른들은 우리 보고 뭐든 적당히 좋아하라고 하신다. 반은 틀리지만 반은 맞는 말이다.

내가 먹고살아야 하는"일"은 적당히 하면 안 되고, 그와 상관없는 "덕질"은 적당히 해야만 한다.

덕질은 사실상 내가 먹고사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호구의 연애도 항상 결혼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다 퍼주면 잘될 것 같지만, 발전적 관계란 건 그런 식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게다가 연애의 연장선상에서 결혼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모든 성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곤란하게도 요즘은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상당히 많다.

그렇게 사랑 타령하다가도 막상 덜컥 애가 생기면 "안 되겠다"라고 말하는 인간들을 수없이 봐왔다.

애초부터 그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애를 위한 "사랑타령"을 했을 뿐이다.


물론 사랑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랑의 카테고리 안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거에 대해서도 몇 번 거론한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결혼할 사람이 옛 연인과 오랫동안 동거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깊은 사랑은 내밀하며 배타적이다. 근데 그래야만 관계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다. 당연한 거다. 

대신 배타적임과 동시에 헌신적이어야 한다. 내가 배타적이어야 할 만한 근거가 상대에게 달려있기 때문.


이타적인 사람은 결국 바람을 피우게 되어있다. 너도 좋고 쟤도 좋고 다 좋으면 결국 내 자리는 없어지기 마련이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무조건 술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바람을 피우게 되는 건 자연스럽다.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씩 양보하고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내어주고 싶어 져야만 관계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일방적으로 한쪽만 더 많은 노력과 돈을 쏟아야 한다면 그 관계는 팬과 아이돌, 덕질의 대상과 덕후일 뿐이다.

과대한 포장을 벗겨보길 바란다. 당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성숙한 연애란 건, 조바심과 걱정으로 뒤덮혀 스케줄 공지가 뜨기만을 기다리는 덕질 같은 연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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