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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Aug 30. 2017

그놈은 가짜고, 당신은 진짜다. 대신..

유럽에서 그림을 그리는 로봇이 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피식할 수밖에 없었다.

로봇은 진짜 그림을 생각해서 그리는 게 아니라, 입력된 값을 출력하는 것뿐이다. 

다만 출력되는 모습이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서, 인간처럼 사고를 통해 "그렸다" 고 정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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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류 브랜드가 참 많다. 정말 처음 보는 브랜드들이 수없이 생겨나서 이제 모르는 브랜드가 더 많을 지경이다. 그런데 그중에 "디자이너"가 만드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고 본다.

수천수만 장 똑같은 패턴으로 찍혀서 동대문에 공급되는 옷들에, 자기들 로고만 달아서 판매한다고 해서 디자이너 브랜드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 놓고 제발 명함에 "디자이너"라고 함부로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식으로 치면 내가 무지 티에 와펜 하나 박아 팔아도 나는 디자이너 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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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는 참 헬스 트레이너들이 많다. 다만 가슴 근육이 수박만 하고 팔로워가 많다고 해서 훌륭한 헬스 트레이너는 아니다. 교육자의 태도로 책임을 갖고 임해야 하며, 코어 훈련은 등한시하고 복근이나 팔근육처럼 보이는 곳만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는 트레이너는 참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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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사학위가 있든, 어떤 분야에 권위 있는 저서를 몇 권 썼든 관심 없다.

그보다 제자들에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치지 않는 교수는 교수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공부가 왜 필요하며, 배운 것을 어떻게 써먹어야 선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지도하지 않는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교수가 아니라 돈을 받고 가르치는 정보 판매 보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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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는 행위에 앞서 그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파급력을 갖게 되는지, 그로 인해 사회에 공헌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으로 인해 어떤 객체로 사회에 자리 잡게 되는지를 예상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악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

목적에 대한 선한 동기와 페어플레이 관념이 없는 시도들은, 자신이 활동하는 바운더리에 어떤 종류의 악영향을 끼치게 될지 예상을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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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스스로의 욕구에 의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다만 그 방향이 낭떠러지라면, 함께 가는 누군가를 같이 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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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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