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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Oct 15. 2017

혼자, 함께.

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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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친구가 내게 쏟는 시간이 너무 적다고 느낄 때 좌절하고, 그 관계를 포기한다.

"나는 엄청 중요한 사람인데, 감히 너에게 내가 가장 안중요해? 꺼져!"라는 마인드로

그 관계 자체를 놓아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예를 들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다. 그런데 부모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매일 매시간 항상 함께 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일과 휴식 같은 당신의 시간이 존재해야만 그 중요함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있어야만, 누군가에게 줄 것들의 아름다움이 다양해지고, 농익는다. 

마치 한번 열매를 맺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만 하는 늦계절의 과일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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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음은 누군가와 함께 함을 필요로 한다. 

다만 그 함께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혼자서 침잠함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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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 (沈潛) 마음을 가라앉혀서 깊이 생각하거나 몰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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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에도 그렇다. 한쪽은 매일 만나길 원하고, 한쪽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다 보니 다툼이 일어난다. 한쪽은 매일 안 보면 애정이 식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

추운 겨울 아궁이에 불을 때려면 당신은 혼자 찬바람을 맞으며 산에 가서 나무를 해와야 한다.

가는 길도 험난하고 겨울의 나무는 잘 베어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힘들게 베어온 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피며 가족들이 밥을 해 먹고,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힘들지만, 내일 또 장작을 패와야겠네"

그가 나무를 패올 시간을 허하라. 그것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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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6개월에 한 번밖에 볼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그대로 허하라

그가 한 달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감사하라.

그가 1주일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보다 더욱 아껴라.

그가 매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 자신처럼 생각하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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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도 같은 힘겨운 삶을 버텨낼 둑의 크기는, 당신이 감당하고 기다려주기로 결심했던

사람의 수와 동일하다.

일시적인 감정과 순간의 오기로 당신의 사람들을 쉽게 놓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곧 겨울이 올 테지만, 당신은 그 겨울을 버텨낼 준비를 알게 모르게 해왔고,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다보면 수확의 계절이 돌아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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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wild_official#go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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