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선생님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소설이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다. 이미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것을 그의 팬임을 자처하는 내가 모르고 있었다니ㅠㅠ
내 20대를 지배했던 가장 큰 지분의 소유자이자 그 이후 언제나 나의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내 준 고마운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과 에세이는 그냥 멍 때리며 여행 가서 또는 잠들기 전 읽기에 좋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 가볍게 읽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지만, 장편은 얘기가 다르다. 몇 번을 읽어도 내 문해력으로는 단번에 이해하기 힘들다. 그의 엄청난 세계관과 문장력을 이해하려면 반복 또 반복! 무슨 학교 공부도 아니고 최소 내 기준 3번은 읽어야 처음과 끝이 맞아 들어간다.
아직 첫 장도 열지 못했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 주어져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시작도 못하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유일한 덕질인 하루키 소설의 첫 장을 여는데 그 정도의 두근거림과 설렘은 있어야 하지 않나. 오늘밤이 디데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봐야지 한 게 일주일을 넘겨 버렸다.
몇 달 동안 매일 브런치 작가님들 글을 부지런히 읽고, 심리학책에 심취해서 매일 한 권씩 읽어댔다. 매일같이 자기 발견과 궤변 반성 그리고 부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가 있었는데 없어진 기분이다. 분명 좋은 글들을 읽고 끄덕끄덕하고 반성하고 메모했는데 나는 글을 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작가님들의 기에 눌렀다고 해야 하나 왜 이렇게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나 같은 게 무슨 글쓰기를 한답시고.. 혼자 자괴감에 빠져있었더랬다. 그러다가 내가 왜 책 읽기를 좋아했더라? 다시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물음의 시작에 노르웨이 숲이 있었다. 그리고, 신작을 낸다고 했던 기억을 떠올려 단 1분 만에 주문까지 마쳤다.
하루 만에 책은 도착했지만 도저히 읽을 자신이 없었다. 고전을 꺼내 들었다. 읽으려고 주문한 책을 왜 안 읽고 엉뚱한 책만 읽어대냐고? 우리 딸이 nct 드림을 눈앞에 두고도 고개를 못 들고 부끄러워하는 마음 정도??
예행연습이 필요하다. 데미안을 읽고 수레바퀴밑에서와 이방인을 읽었다. 그리고,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었다.
이제 워밍업은 끝났다. 덕질 시작이다! 오늘 밤 꼭 그의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 보리라!!!! 물론 하루키 신작을 읽는다고 해서 내가 글쓰기를 잘하게 될 일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다시 들끓어 오르겠지? 20대 때 그 마음으로.. 회춘이다 오늘은!!
제발 얘들아 오늘은 엄마를 좀 가만 놔둬주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