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혼잣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정아줌마 Mar 16. 2022

내가 MZ세대를 구분하는 방법

정답 아니니 주의하시길!

얼마 전에 티브이 프로그램 [서클 하우스]에서 꼰대와 MZ 세대의 세대격차 줄이기에 관해 방송한 적이 있다. 나의 육아 멘토 오은영 선생님이 나오시길래 뭐지 하고 보기 시작했다. 정확한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MZ세대를 대표하는 패널들과 꼰대를 대표하는 패널들 각 5명이 마주 앉아 꼰대 테스트 등을 비롯해 자신들의 꼰대력과 MZ력을 테스트하고 상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맞아. 남편이랑 이 주제로 이야기 많이 하는데..' 싶어서 자동적으로 몰입 자세로 시청 시작!


자칭 타칭 낀세대인 남편은 회사는 곧 명령이라 생각하며 다닌, 아니 다녔던 사람이다.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으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적어도 회사에 몸담고 있는 이상 내 역할이 꼭 근무시간에 국한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아주 평범한 보통의 낀세대 즉 꼰대 세대이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가정주부이지만 꼰대를 대표하는 패널들의 입장이 아주 이해가 되는 거 보면 나 또한 꼰대에 가까운 사람이란 뜻일 테지.


그런데 이 토론에서 MZ세대를 대표해서 나온 패널들이 회사 근무시간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남편 회사의 어린 직원들과 어쩜 이렇게 똑같을까 쯧쯧쯧.. 보면서 혀를 차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꼰대 중에 상 꼰대다 싶어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스스로 꼰대 아닌 척하면서 살고 있는 열린 아줌마다보니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작년에 읽었다. 퇴근하고 온 남편이 아들 딸뻘인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다가 뒤통수 잡고 쓰러질뻔했다며 집에 와서 입에 거품 물고 얘기를 했었다.


회사에서 월급 주는 딱 그만큼만 일할 거라며 상사인 자기 앞에서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해서 깜짝 놀랐다며 어쩜 그럴 수가 있냐고 흥분을 했었다. 물론 그 앞에선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한다. 그냥 들어주는 척, 고개만 끄덕거리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출근시간은 출근시간이라고 정해진 그 시간까지 출근만 하면 되는 거지 그때부터 일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며 출근시간이 늦다고 지적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말에는 화를 낼 뻔했다며 본인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도리 도리질이다. 그걸 가지고 한 마디 한다거나 핀잔이라도 주면 노동법이 어떻고 저떻고 떠들어대니 함부로 언급할 수도 없다며 위에 치이고 아래 눈치 보며 살려니 힘들다고 어찌나 하소연을 하던지. 


그 친구들을 좀 이해해보자 싶어서 나와 남편이 골라 읽게 된 책이다. 책에 나와 있는 꼰대력 테스트 결과 나는 그냥 꼰대, 남편은 중증 꼰대. 


다 읽고 도움이 되었냐 묻는다면,

'아 그렇구나 요즘 MZ세대라 불리는 친구들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구나' 정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 정도는 되었지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으니까 말이다.





내가 오늘 MZ세대와 꼰대에 대해 심층 분석을 하려고 이 글을 시작한 건 아니고..(ㅎㅎ)

어느 순간 아이와 또는 주변의 어린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문득 어? 이건 나랑 다른데?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90년대생이 온다까지 나와버렸다. 깊이 있게 얘기하려던 게 아니니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다. 자칫 세대 간의 문제로 번지기라도 한다면 짧은 나의 식견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요즘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니 특정 발음과 언어 표현에서 나와 다른 부분이 있다는 걸 알고 신기했다고나 할까? 


원룸을 여러분은 어떻게 발음하시는지?

나는 [원눔]이라고 발음하고 내 또래 대부분은 나와 동일하게 발음한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은 [월룸]이라고 발음하는 게 처음 들었을 때 이상할 정도로 이질감이 들었다. 내가 사투리를 써서 그런가 생각도 해봤는데 내 아이도 사투리를 쓰는데 [월룸]이라고 발음하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거 같고 말이다.


또 하나 더!

나는 "집에 가서 쉬고 싶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어린 친구들은 "집 가서 쉬고 싶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신기했던 것 중에 하나다. 라는 조사 하나를 생략해서 말하는 것뿐인데도 들을 때마다 낯설다. 


나는 위 두 가지로 MZ세대와 아닌 세대를 간단하게 구분하고 있다. 이건 내 개인적인 방법이고 오차범위가 굉장히 큰 방법이니 함부로 따라 하지 마시길 바란다. 


굳이 구분해야 하나? 싶지만 나는 그들과 다른 세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백 프로 이해할 수 없기에 '그들과 나는 다름'을 미리 알아두면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라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내 생각이 옳다고 강요하거나 주입하려고 할 때가 있다.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마당에 굳이 이런 일차원적인 내용으로 세대를 이간질하는 아줌마라니 좀 우습긴 하지만, 적어도 나와 다른 세대임을 내가 먼저 인지하고 그들을 존중하면(나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들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나만의 방법(?)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화를 참기가 힘들 때가 아직은 더 많지만 노력하고 있으니 조만간 나의 꼰대력이 상실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직장인 꼰대력 테스트 {출처 : 90년생이 온다} 


[테스트결과]

0개 : 대단합니다. 당신은 꼰대가 아닙니다.

1~8개 : 꼰대입니다. 심각하지 않지만 꼰대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9~16개 : 조금 심각한 꼰대입니다.

17~23개 : 중증 꼰대입니다.


1.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요즘 세대를 보면 참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2.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요즘 세대는 참 한심하다.

3. 회사에서의 점심시간은 공적인 시간이다. 싫어도 팀원들과 함께해야 한다.

4. 윗사람의 말에는 무조건 따르는 것이 회사 생활의 지혜이다.

5.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나이나 학번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속이 편하다.

6. '정시퇴근제도(패밀리데이)'는 좋은 복지 혜택이다.

7. 휴가를 다 쓰는 것은 눈치가 보이는 일이다.

8. 1년간 '육아휴직'을 다녀온 동료 사원이 못마땅하다.

9. 나보다 늦게 출근하는 후배 사원이 거슬린다.

10. 회식 때 후배가 수저를 알아서 세팅하지 않거나, 눈앞의 고기를 굽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난다.

11. '내가 왕년애', '내가 너만 했을 때'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한다.

12. 편의점이나 매장에서 어려 보이는 직원에게는 반말을 한다.

13. 음식점이나 매장에서 '사장 나와'를 외친 적이 있다.

14. '어린 녀석이 뭘 알아?'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15. 촛불집회나 기타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학생의 본분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6.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17. 낯선 방식으로 일하는 후배에게는 친히 제대로 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8.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하라고 해놓고 내가 먼저 답을 제시한다.

19. 내가 한때 잘 나가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20.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연애사와 자녀계획 같은 사생활의 영역도 인생 선배로서 답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21. 회식이나 야유회에 개인 약속을 이유로 빠지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22. 내 의견에 반대한 후배에게 화가 난다.

23. 자기 계발은 입사 전에 끝내고 와야 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휴대폰 전화번호가 다 사라진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