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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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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아줌마 Feb 07. 2023

오늘 친구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인 5인방입니다. 친구 먹고 집안 대소사며 근황을 알고 지낸 지도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작년 5인방 중 한 친구의 동생이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날, 아주 오랜만에 다 같이 한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각자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만나지도 못 한터라 한참 울고 웃으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다음번 만남도 장례식장인 거 아냐라고 했던 말이 이렇게나 빨리 현실이 되어버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말이죠.


불과 얼마 전 암이 재발하셔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셨단 얘기를 들었는데 한 달도 채 채우지 못하고 가셨습니다. 얼마나 황망할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던 걸까? 이렇게 빨리 가실 줄은 우리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하나. 아직 어수선한 빈소를 혼자 지키고 있을 친구에게 전화 한 통 할 수도 없습니다. 엄마 잃은 친구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까요?


내 친구는 20대 때 루프스란 병에 걸렸습니다. 그때 친구 엄마가 하신 말씀이 있어요. 멀쩡한 남의 집 아들 고생시키지 말고 평생 혼자 살라고. 이 친구 엄청 효녀거든요. 그 약속을 여태 지키고 살았습니다. 엄마가 떠난 그 자리, 같이 울어줄 남편도 자식도 없습니다. 엄마 병간호로 힘들어할 외동딸 걱정에 서둘러 먼 길을 떠나신 걸까요? 오늘 밤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긴긴밤을 견디어낼지.. 같이 있어주지 못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빨리 이 밤이 지나가길..

내일 그 친구를 꼭 안아 줄 수 있길..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기울기 시작하는 달님에게라도 빌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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