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 노트북을 켠 후, 나는
유료상품관리 란에 들어가서 판매현황 버튼을 눌렀다.
내 소설이 상품이 되었다는 표시다.
더 이상 공짜가 아니고, 무료로 마음대로 볼 수 없는
100원이라는 돈을 결재해야만 볼 수 있는 글이 된 것이다.
내 사랑과 열정을 바친 첫 소설 어린 신부의
첫날 매출이 지금까지의 최고 매출을 찍었다.
그렇다고 엄청난 금액은 아니다.
소소하게 취미로 쓴 글이고, 출판사에서 채택되지 못하고
자체 출판한 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첫날 하루 매출은 거금 오만 원대 금액이 찍혔다.
애개! 하는 사람도 있지만 100원이 5만 원이 넘으려면
최소한 500회 차 넘게 돈 주고 봤다는 거다.
그러니까 몇백 명이 돈을 주고, 내 소설을 읽었다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 거다.
대부분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무료일 때는 많이 읽다가,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면
100명 중에 과연 몇 명이 결재를 하고 읽을 것인가?
이 글을 읽는 그대들은 결재를 하고 읽는 사람 안에 들어가는가?
자신을 대입해 보면 이 금액이 엄청나다는 걸 알 거다.
숫자를 확인 한 그때의 나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리고 눈물이 내 빰을 타고 흘러내렸다.
당연히 첫날이라서 유료 100위 중에서 당당히
1등 최우선순위에 등극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만하면 울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한참을 나는, 온전히 이 기쁨과 행복함을 느끼고 난 후
사진을 찍어서 남편에게 보냈다.
문자를 확인 한 남편의 반응은 그야말로
여러분이 상상한 대로 나보다 더 했다.
기쁨의 눈물과 울먹거림은 당연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눈물도 많아지고, 점점
감성이 여성화된다는 걸 알고 있지 않는가?
그렇게 나는 취미로 쓴 소박한 소설을 상품화시켰다.
그리고 매일 첫날처럼 금액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한 달 동안 내가 좋아하는 치킨과 좋아하는 원두커피를
사 먹을 정도의 돈이 들어왔다.
지금까지 들어온 돈은 증권계좌로 연계해 두고
한 푼도 쓰지 않고 불리는 중이다.
글 쓰는 나의 노력과 시간에 비례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내게는 평생에 번 돈 중에서
이것보다 더 귀한 돈은 더 이상 없는, 가장 귀하고 귀한 돈이었다.
어른들이 말하지 않던가? 글 써서 돈 버는 건 힘들다고.
물론 글 써서 억대 연봉을 버는 작가들도 많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아주, 아주 평범한 아줌마다.
겁도 없이 막무가내로 글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순진한 건지, 무법자인지 모를 대한민국의
중년의 아줌마가 여기 있다.
이쯤 되면 내 마음이 어떠할지 짐작되지 않는가?
이젠 더 이상 아마추어 글 쓰는 사람이 아니라
당당하게 작가라는 말을 써도 부끄럽지 않게 된 것이다.
내 입으로 내가 작가라는 게 아직도 낯설고 창피하지만
스스로 당당하려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왜냐면, 나는 소설 써서 돈을 버는 사람이니까.
비록, 어디 내놓기도 부끄러운 금액이지만
나의 노후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려고 열심히 불리고 있는 중이니까.
이렇게 나는 유료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조금씩, 조금씩 깨알만큼
글 솜씨가 늘어나고 있었다.
세 번째 소설은 첫 소설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니 만큼
기존 독자들의 사랑이 깊었다.
중간에 내 소설을 읽기 시작한 독자들이
첫 소설 어린 신부 소설을 결재하면서 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리즈로 쓴, 나의 선택에 내가 만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 번째 소설 내 남자 길들이기도 1등 맛을 여러 번 보았지만
시리즈에디션 등극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해가 또 바뀌고 57세가 된 작년
공모전에 다시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