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스피 5천 시대의 희망
코스피가 5600을 넘었다. 코스피 5천 시대를 열겠다던 대통령과 3천도 힘들 것이라던 정치인들의 설전이 불과 1년 전 일이다. 이제 시장에서는 이 기세라면 7000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조심스레 흘러나올 정도다. 대한민국 주식 시장은 정말 전례 없는 활황기를 지나고 있다.
주식투자가 늘어나서 기업이 살고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긍정적인 분석과, 지나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치밀한 분석을 앞서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코스피가 상징하는 우리 경제의 발전과 그 속에 담긴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2. 절벽 끝의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인구 대비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1990년대만 해도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0명 이하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IMF를 거치면서 국민의 자살이 크게 늘었고, 이후 대한민국은 OECD 기준 자살률 1위 자리를 2003년부터 꾸준히 지키고 있다.
자살 위기는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해 있다.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후까지, 전 연령층에서 자살이 큰 위기다. 전문가들은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적 우울감, 정신질환을 숨기는 문화, 경제적 양극화 등 다양한 원인을 내놓지만 해답은 없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13년 이후 OECD 최하위를 기록 중이며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기는 어렵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는 쉬운 국가. 지옥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다. 인구가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국가다.
자살과 저출생으로 구구절절 이야기한 이유는 결국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다. 지금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K-POP과 K-드라마가 이래저래 밝아보여도, 한 발짝 앞의 미래는 깜깜하다.
당장 일자리 1만 개를 만들거나 신혼부부에게 몇백만 원의 보조금을 더 얹어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오늘을 참고 내일을 바라보게 하는 희망, 내 삶을 견뎌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 희망이 사라진 결과가 자살과 저출생이다.
4. 코스피 5000이 상징하는 희망의 시그널
나는 코스피 5000이 상징하는 바가 바로 그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경제 기득권이 판을 치고, 부패한 정치인이 비상식적인 태도로 국민을 우롱하더라도, 그럼에도 우리 국가가 더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지난 정권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 탄핵을 외치며 거리로 나선 국민의 마음에는 분노 그 이상의 희망이 있었다. 단순히 계엄에 대한 분노를 넘어, 그런 사태를 용인했던 정치권과 우리 사회를 뒤엎을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새 정부는 코스피 5000을 공약했고 1년 만에 그 이상을 이뤘다. 물론 급격한 상승만큼 변동성도 크다. 한번 휘청일 때마다 300포인트씩 출렁거려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주식 시장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시그널을 준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역동적이라는 시그널이다.
코스피의 상승이 곧 국민 모두의 이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기업 중심의 투자가 늘고 주식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가져가는 구조일 수도 있다. 활황은 분배보다는 성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장은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 내가 살아갈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더 크고, 활발하며,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국가가 된다면 나는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국가의 성장이 개인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우리가 5600이라는 숫자에서 읽어내야 할 본질이다.
이념이나 당적을 떠나서 지금 정부의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절벽 끝에 선 이들에게 ‘빵과 물’이 아니라,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예산을 쪼개 나누어 주는 식의 복지만으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절망을 해결하지 못했다.
분명 코스피 5600이라는 숫자는 우리 국가의 미래가 더 밝을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비난보다는 응원이, 분열보다는 “함께 걸어가자”는 격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이 걸음에 기꺼이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