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장르 거칠게 자르겠습니다.

by 설다람


재즈에 발을 담그게 되면 '비밥'이니 '하드밥'이니 '쿨재즈'니 여러 장르 이름을 듣게 된다. 각 장르를 구분하는 특징은 분명 있다. 하지만 재즈를 감상하는 데 있어서 딱 네 가지만 구분할 줄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네 가지는 스윙, 라틴, 펑크, 컨템퍼러리이다. 장르를 나누는 기준은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 변화이다.


1. 스윙

먼저 재즈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스윙에서 베이스는 워킹을 한다. 워킹(Walking)이라는 뜻 그대로 걷듯이 음이 '둥둥둥둥'거린다. 음악을 들으면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드럼은 라이드(넓은 접시처럼 생긴 철 원반)를 '치칯치치'거린다. 이것도 음악을 들으면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Ron Carter - It's About Time

https://youtu.be/Tvuq57f8qow?feature=shared&t=44

여기 44초에 헤드가 끝나고 트럼펫 솔로가 들어가는 순간 베이스가 튀어나오듯 걷기 시작하고 드럼이 치칯치치 거린다.


곡 감상을 마쳤다면 재생 속도를 1.5배속으로 해보자, 그럼 비밥이 된다. Fast swing = Bebop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내게는 둘을 분간할 능력이 없다. 아, Bebop적인 발라드도 많긴 하다. 흠. 역시 장르 따윈 무용한 것 같다.


2. 라틴

재즈를 모르는 사람들도 보사노바는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일반 가요에서도 보사노바 편곡이 많으니, 들어보면 딱 이게 보사노바구나 알 수 있다. 널리 알려진 Antonio Carlos Jobim의 The Girl From Ipanema도 보사노바이다. 그럼 '보사노바로 구분하면 되지 왜 라틴이라고 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유는 보사노바 보다 라틴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재즈 음악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사노바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쉽게 때문에 보사노바를 예시로 들겠다.

보사노바에서 베이스는 1도 5도를 번갈아 가며 마치 시소를 타는 것처럼 연주한다. '둥 두둥'-다시 '둥 두둥' 바꿔서 '둥 두둥' 한 번 더 '둥 두둥' 이런 느낌이다. 드럼은 2박과 4박에 하이햇을 열었다 닫고, 중간 중간 림샷(스네어 테두리 쇠부분을 떄리는 것)을 친다. 이 역시 살랑살랑 거리는 느낌으로 연주된다. 그래서 보사노바는 swing하지 않고 swaying한다고도 한다.


음악을 들어보자!

Hank Jones가 연주한 Antonio Carlos Jobim의 Wave이다. 놀랍겠지만 여러분들이 들어본 보사노바 곡의 8할은 Antonio Carlos Jobim의 곡일 것이다.

https://youtu.be/RwaDfA4XmOg?feature=shared


곡 감상을 마쳤다면 재생 속도 1.5배속으로 해보자. 그러면 라틴이 된다. 그 감각을 가지고 라틴 계열의 음악을 들으면 리듬이 더 재밌게 느껴진다.


3. 펑크

펑크는 다들 익숙하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Uptown Funk를 떠올리면 되겠다.


곡을 들어보자. Cory Wong은 알지만 다른 뮤지션이 누군지 모르고, 곡 제목도 모른다. 그게 무슨 상관이 없다는 건 들어보면 안다.

https://youtu.be/6sbmr5thxns?feature=shared


4. 컨템퍼러리

그야말로 유행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는 재즈 음악들인데, 내가 정한 한계선은 멜로디가 있을 것, 뭐가 전개되고 있는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준을 벗어난 아방가르드, 프리 재즈는 내 기준에서는 재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고, 곡을 듣자.


Fergus McCreadie의 The Unfurrowed Field

https://youtu.be/mF1PZgOM2EM?feature=shared


장르를 네 가지로 나누어 들을 수 있어도, 감상의 재미가 배가 되리라 믿는다.


keyword
이전 01화어느 새부터 재즈는 안 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