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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휘목 Jan 05. 2024

무의미한 방청소를 하면서

 예전에는 새해가 되면 노트를 새로 사 그곳에 그림(낙서)을 그렸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그린 그림이 자리만 차지하고, 지구 환경을 해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로 노트 사지 않게 되었다. 펜도 원래는 특정한 펜만 사용했는데, 지금은 그냥 여기저기서(강연장, 행사 등) 받아 남는 펜을 사용한다. 어차피 내 피가 모두 마를 까지 수북 쌓여 있는 펜들에 담긴 잉크를 모두 쓰지 못할 것이다. 대단한 결심 같은 것은 아니고, 이러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지금은 회사에서 버리는, 주요 정보가 없는, 이면지에 낙서를 하고, 종이는 분리수거한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면 되잖아!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종이에 그리는 것과 패드에 그리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유는 나처럼 못 그리는 사람이 패드에 그렸을 때, 심각하게 엉망인 그림이 나오기 때문이다. 능력 부족인 것이다. 물론 정말 대충 그리는 만화나, 움직임이 필요한 움직움직은 패드로 그릴 수 있다. 어쩄거나 지금은 종이에 그리고 있고, 죄책감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전에는 굿즈도 만들고 했지만 지구에게는 해로운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굿즈들은 사실 버려진다. 그건 비단 굿즈만이 아니다. 만들어진 것 대부분은 그리 지 않은 미래에 버리게 되어 있다. 


그 와중에도 크리스마스 엽서는 기어코 그리는 걸 보면, 인간은 간사하기 그지없다.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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