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을 바라보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먼 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다.
먼 산에 눈길을 주며 좋아하는 책에 파묻히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글을 쓰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몽상에 빠지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추억여행을 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글감을 찾아내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수수께끼 맞추기 놀이를 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종이접기를 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군것질을 잔뜩 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아이의 실수를 못 본체 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남편과 시덥잖은 농담을 나누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남편에게 나의 꿈을 이야기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캐롤을 듣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새해의 기분 좋은 계획들을 하나하나 세워가고 싶다.
먼 산을 바라보며
3일이면 무너지곤 하는 결심들을 세워보고 싶다.
바쁘고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은 날들이다.
여유가 필요한 날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1년간 삶의 곳곳에 ‘임시’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살아왔다.
너나 할 것 없이 ‘여유’보다는 ‘살아냄’에 중점을 두었고,
마음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들을 살피기에 바쁜 한 해였다.
나 역시 실제로 이전보다 바빠진 것은 아니지만,
한동안 마음 가운데 여유가 끼어들 틈새가 보이지 않는다.
특별히 이번 한주는
울산교육청 주관의 ‘9일간의 멈춤’에 동참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그리고 선교원에 가지 않는다.
일터에서 재택을 허락받고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집에 다시 모였다.
이전과 같은 24시간인데,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커피 한잔을 사수하는 것이 하루의 목표가 될 정도다.
분주함을 내려놓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야 할 때이다.
오늘 하루는 마음껏 먼 산을 바라보고
마음껏 아이들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