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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Dec 18. 2020

글쓰기. 152일 만의 글쓰기 공백.


어제 하루, 글쓰기를 쉬어 갔다.
올해 초의 어느 날부터인가 매일매일 글을 쓰며
글쓰기 훈련과 동시에 감성을 다듬는 작업을 해 왔다.
힘이 들어도 썼고,
기분이 좋아도 썼고,
섭섭한 일이 있어도 썼다.
몸이 아파도 썼고,
남편과 다투어도 썼으며,
아이들을 크게 야단친 다음날에도 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글쓰기를 이어가던 내가
어제 하루는 글쓰기를 내려놓았다.
아이들을 재우느라 글쓰기를 하루 놓쳤던
지난 7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글을 쉬었다.
매일 글쓰기 152일 만의 일이다.


매일 쓸 때는 잘 모르고 있었다.  
내가 얼마 만에 글을 쉬게 된 건지 되짚어보기 시작하며
하루하루 빼곡하게 글로 채워진 날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감탄’ 비슷한 것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학교 학원 등을 중심으로 ‘9일간의 멈춤’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그리고 우리 꼬마들과 나도 지루하지만,
집에서 머무는 일에 조금씩 적응하는 중이다.


너무 잘 적응을 해서인지,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 인지,
어제 하루 몸살이 났다.


새벽 기상을 하는데,
몸이 침대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어깨와 팔다리에 철근을 묶어둔 것처럼 무거웠다.
발열까지는 아니었지만, 평소보다는 높은 체온이었고,
하루 종일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힘들었지만 다행히  타이레놀 한 알로 하루를 큰 무리 없이 버텨냈고, 키보드도 펼치지 못한 글쓰기는 깔끔하게 포기를 했다.


평소라면 글을 쓰지 못했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입속의 가시처럼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글을 쓰지 못함에
스스로에게 가혹한 마음으로 야단을 쳤을 텐데
어제만큼은 그냥, 글을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편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재우고, 쉬어갈 수 있었다.


비록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 도전은 152일 만에 실패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점도 있다.
다시 오늘부터 매일 글쓰기 1일 차가 될 테니
내년 연말에 맞추어 매일 글쓰기 성공을 축하할 수 있게 된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건강히 살아냄이 감사한 요즘이다.
그리고 잠깐 아팠던 어제 덕분에 또 오늘 아침엔 이렇게 쉽게 글감도 얻었으니 이 또한 감사하다.


자, 그럼 오늘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365일 매일 글쓰기 1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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