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엘라 Dec 27. 2020

글쓰기. 수다력과 문장력


수다력과 글쓰기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남편과 나는 수시로 수다를 떨어왔다.
야식을 나누며,
차를 타고 이동을 하며,
그리고 집안 청소를 하며...


수다를 떨며 나눈 이야깃거리들이
글감이 되기도 하고,
수다를 떨며 뻗어 내린 생각의 끝에서
글감을 찾아내기도 한다.
때론, 수다를 떠는 중 바라본 사물과 현상을 통해
글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수다의 또 다른 즐거운 면은,
수다는 우리 부부에게
하나의 놀이이면서
소소한 데이트의 시간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수다를 떨며 생각이 유연해지고
그 유연함으로 글을 쓸 힘을 얻게 된다.
쉽게 말해서 놀이와 여유를 통해
‘글의 생산성’을 얻어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남편과의 수다시간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남편의 회사일이 바빴고,
그러다 보니 저녁시간에 서로 마주할 일이 많지 않았다.
남편과 주로 이른 새벽시간에 마주 앉았지만,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해 내느라
수다를 떨 여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라고 하기에는 너무 변명 같지만..ㅎㅎ)
최근엔 정말로 글감도 쉽게 찾아지지 않거니와
글을 쓸 때 적절히 올라와 줘야 하는 감성이
턱없이 부족했다.
수일간 아쉬움을 안고 글을 써 내려갔다.


글이 순조롭게 써지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수다력의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 또한 사실이다.
남편과 오래간만에 수다를 떨며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TMT인 남편이 그간 마이크를 자주 잡지 않았고,
나 역시 남편에게 맞장구를 치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리고
수다의 부재가 가져온
글감의 부재,
문장력의 부재에 대해서도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글쓰기에 필요했던 건
유식함이나
정자세를 갖춘 글쓰기 태도보다는
약간의 오락과 약간의 여유였음을 알게 되었다.


올 한 해 남은 시간 만이라도 여유를 갖고
수다도 떨고,
글도 조금 더 느긋하게 써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 152일 만의 글쓰기 공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