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시간, 하루 딱 한 시간.

by 다니엘라


고요한 새벽시간,
‘지리 링, 지리 링~’
손목이 저릴 정도로 진동이 울린다.
미밴드 알람이다.


미밴드 사용 이전에는
새벽녘,
휴대전화 알람 소리가 침실을 가득 채웠다.
남편의 알람 소리에 내가 깨고,
나의 알람 소리에 남편이 눈을 뜨고,
엄마 아빠의 요란한 알람 소리에
아이들이 뒤척거리며
‘속 시끄러운’ 새벽시간을 보내왔다.


그렇게 해서라도 금방 일어났으면 다행이지만,
주로 알람의 시작 시간으로부터
한참이 지나서야 몸을 일으켰다.


늘 우리 부부의 목표는 거창해서
새벽 4시 40분을 기준으로 알람 메들리가 시작된다.
그리고 기상 시각은 각자 다르지만
남편은 주로 5시 구간,
그리고 나는 6시를 코앞에 두고 일어나곤 했다.


그러던 중 미밴드의 손목 알람을 알게 되고,
곧바로 미밴드를 구매했다.
미밴드는 ‘대륙의 실수’라는 명칭을 얻는 아이템 중 하나로
애플와치와 갤럭시와치를 뒤따르는
샤오미 사의 귀엽고 똘똘한 스마트 워치다.


손목에 미밴드를 영입한 이후,
우리집의 요란한 알람 메들리는 막을 내렸다.
(물론 남편의 알람은 여전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지만...)
그리고 손목 진동을 느끼며
고요하게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다.


보통 5시 30분 - 6시경 아침을 연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안부를 전하고,
식탁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거치대에 세워두고
작은 접이식 키보드를 펼친다.


이전날 글감을 미리 찾아 둔 날은
글감에 맞는 사진을 선택 후
곧바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아직 글감을 찾지 못한 날은 사진첩을 뒤적이고
먼산도 바라보며 글감을 찾는다.
마음이 척박한 어느 날은 책장을 넘기고
여유가 넘치는 날은 내 글을 쓰기보다
타인의 글을 읽으며 댓글 작문으로 손가락을 풀어준다.
그러다 보면 글감을 찾아내게 되고,
손가락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두 시간까지
이 시간만큼은 홀로 보내려고 애쓴다.
온전히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고
키보드 앞에서 끙끙거리며 씨름을 하는 것도
오로지 혼자서만 하는 일이다.


남편과 마주 앉아 글을 쓸 때도 있지만,
TMT 남편이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내는 것은 경계한다.
이제는 남편도 새벽에 말을 걸 때는
“여보 저 이야기 하나 해줘도 될까요?” 하고 묻는다.
대부분의 경우 “당연하죠~.”라며 화답하지만
가끔은 “지금은 말고요.”라며 침묵을 원할 때도 있다.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고,
때로는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과
나만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벽에는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생각을 하며 지낸다.
짧고 달콤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곧바로 아침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시간 다툼을 해야 하지만
홀로 갖는 새벽시간 덕분에 하루에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얻는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늘 누군가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남편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때론 시아버님과
함께 시간을 나누다 보니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신생아를 육아하던 시기에는
하루 중 찰나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커피 한잔과 책 몇 쪽을 살필 정도의 시간.


그리고 지금도 하루 한 시간 정도 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 시간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나를 채우는 경험을 한다.


이 시간은
사실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간이다.
경우에 따라 하루 한 시간에서
하루 몇 시간까지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전히 자신을 만나고,
그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며
세상에 나가 타인을 대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각자에게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얻기 위한 활동들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때론,
꼭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은 접어두고
그저 고요히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다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반드시 하루에 한 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당신을 채우고
당신의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 그 시간이
당신의 하루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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