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엘라 Feb 02. 2021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 l 푸른숲 출판사


바람의 딸 시절부터 한비야 작가님의 오랜 팬이었다. 그녀를 부를 수 있는 호칭은 다양하지만(세계시민학교 교장, 박사, 작가 등) 책으로 만났으니 작가님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녀의 오랜 팬이었던 나는 5년 만에 출간된 새 책의 제목을 보고 나의 눈을 의심했다.
책의 출간과 동시에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앞서 한비야 작가님의 결혼 여부부터 포털사이트를 통해 확인했다.
그녀의 결혼은 완전한 사실이었다. (나만 몰랐던 것.;;)
이제 결혼 진위 여부를 확인했으니 책을 읽을 차례다.


타고난 이야기꾼 한비야 작가님의 책은 한 권도 빠짐없이 다 쫓아서 읽어왔다.  그녀의 초기작들인 바람의 딸 시리즈들은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들어찬 데다  책의 두께도 두꺼워 읽기 전부터 질리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워낙 글솜씨가 좋은 작가의 실력 덕에 일단 그녀의 책은 읽기 시작하면 술술술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같은 책들이었다.  


학창 시절 한비야 작가의 책들 덕분에 해외여행, 그리고 해외 취업의 꿈까지도 구체적으로 그려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용감한 행보가 소심한 겁쟁이였던 나에게도 용기를 주었고, 어려움을 오히려 즐거운 도전과제로 여기고 한국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의 산 증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책을 내다니,
오지랖 넓은 나는 내 가족의 일처럼 기뻐하며 장바구니에 책을 골라 담았다.
1월 내내 읽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읽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독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수십 년간 비혼으로 살아온 바람의 딸이 드디어 영혼의 짝인 ‘안톤’을 만났고, 안톤과 비야 부부는 함께 부부생활 에세이를 써냈다.
Biya, Anton으로 글 꼭지를 나누어 비야네 부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긴급 구호 현장에서 만난 그 둘이 동료에서 연인이 되기까지, 그리고 50대 신부와 60대 신랑이  따로 또 같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글로 옮겨 두었다.


인생철학이 분명한 두 사람의 부부 생활은 남들과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른 부분이 있다.
일 년 중 3개월은 한국에서 함께, 그리고 3개월은 네덜란드에서 함께 살며 나머지 6개월은 각자의 나라에서 따로 살아간다.


한비야 작가가 국제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게 된 것도 안톤의 응원이 큰 힘을 발휘했고, 공부하는 내내 남편의 정신적인 지지를 끊임없이 받는다.
비야, 안톤 부부는 서로의 삶을 성장시키기 위해 양보할 줄 알고, 물심양면으로 도울 줄 아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한 지붕 아래 가정을 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이루는 글 한 꼭지 한 꼭지가 그들 부부의 삶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성숙하면서도 유니크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동시에 삶을 살아내는 태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 책이다.


에세이집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이고,
작가의 삶과 생각, 그리고 감성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10명의 독자가 읽는다면, 10명 모두에게 각각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주변에 더욱 권하고 싶은 장르가 에세이집이다.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비야, 안톤의 책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역시 있는 힘껏 추천하고 싶다.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누구에게나 착착 읽히는 이야기꾼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비야 작가님의 삶의 태도에서 영감을 얻는 이들이라면 또 지나칠 수 없겠지.
책을 읽으며 긍정의 기운과 감사의 기운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도 무한 추천하고 싶다.


책 추천에 있어서 자꾸만 오지랖퍼가 되는 것 같아서 읽는 이들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그래도 좋은 책인걸 어떡해요? 네?? ㅋㅋㅋ)


그럼 이만!



작가의 이전글 임계장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