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
차에 시동을 걸고
휴대전화 연락처에서 ‘우리어머님’ 을 찾아
통화 버튼을 길게 누른다.
“여보세요~ 작가님~?”
오전 나절부터 기분 좋은 시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시어머니께서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셨다. 며느리가 1년이 넘도록 글 쓰는 일에 재미를 붙여 작은 상도 받아오고, 좋은생각에 원고가 채택되기도 하는 것을 보신 어머님의 긍정의 반응이시다.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세요~ 하고 부탁드린 것도 아니고,
번듯한 책을 한 권 출간한 것도 아니지만 우리 어머님께 만큼은 난 이미 ‘작가님’이다.
한두 번 그러시다 말겠거니 했지만 어머님은 꽤 진지하고 호감 있는 목소리로 수개월째 똑같이 나를 부르신다.
“작가님~~!”
처음에는 그저 웃어넘기던 나도, 이제는
“네 어머니~ 심 작가입니다.”
하고 대답을 한다.
최근에는
“작가님 글은 잘 쓰고 있어요?”
하고 내 글들의 안녕도 물으신다.
작가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고 보니, 정말로 언젠가는 책을 출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또한 작가라는 호칭을 계속해 주시니,
꾸준히 노력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머님과 가족이 된 지 8년,
어머님은 언제나 긍정의 신호를 보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신다. 며느리의 꿈을 언제나 응원하신다.
“여자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아! 내가 나이 들어보니 내 일을 갖지 못한 게 제일 후회가 되더라 며늘. 며늘은 하고 싶은 거 꼭 하면서 살아!!”
이 말씀을 하실 때만큼은 나는 어머님께 더 이상 며느리가 아니다. 소중한 딸이 되고, 진심으로 아끼는 인생의 후배가 된다.
어머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소중한 딸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건네는 진심 어린 조언이라는 것을 잘 안다.
아낌없는 신뢰와 소망을 담아 어머님께서 부르시는
“작가님~” 호칭 덕분에 나는 정말로 작가가 될 것이다.
어머님의 긍정의 언어 습관 덕분에
나에겐 반드시 튼튼한 두 날개가 달릴 것이다.
어머님은 지금의 며느리에게 하시듯
두 아들도 그렇게 키우셨으리라.
사랑과 신뢰가 담긴 말을 먹고 자란 두 아들은
번듯한 사회인이 되어 선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어머니와 자주 소통하며 본인들의 삶을 나누는 아들들이 되었다.
힘들 때면 마음을 털어놓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어머님의 지지와 기도가 담긴 응원을 얻는다.
두 아들에 대한 우리 어머님만의 평생 AS 방식이다.
아낌없이 신뢰하고 긍정으로 응원하는 일.
어머님 가정을 붕어빵 틀로 꾸욱 찍어내듯
큰 아들네도 작은 아들네도 똑같이 아들만 둘을 낳았다.
나 역시 어머님께서 보여주신 신뢰와 응원, 그리고 긍정의 말그릇을 따라 두 아들을 키워내고 싶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부모의 손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때가 온다. 그때까지도 쫓아다니며 밥을 떠먹여 줄 수는 없다.
그저 믿어주고, 긍정의 말과 신호를 보내며 자녀를 응원하는 일이 가장 의미 있는 양육법일 거라 믿는다.
어머님께서 내어주신 따뜻한 말그릇과
어머님이 보내주신 흔들림 없는 신뢰를 기억하며
나 역시 단단하게 성장하는
말그릇이 넓고 따뜻한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