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진화중. 굿보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

by 다니엘라


“이제 글쓰기에서도 굿보이 콤플렉스를 벗어던져요!”
남편의 말이다.


어제 글쓰기 심화반의 첫 번째 줌 미팅이 있었다.
매일 글쓰기를 하며
올해는 글쓰기의 질을 높여보고,
글쓰기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기 위해 심화반 신청을 했다.
12주간 각자가 쓰고 싶은 주제로 글을 쓰고,
매주 첨삭을 받으며 2주에 한 번씩은
각자가 쓴 글에 대한 조별 미팅을 한다.


어제저녁, 첫 번째 미팅이 열렸다.
박요철 작가님 포함 6명이 한 조가 되어
서로의 글에 대한 칭찬과 조언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내 글에 대하여 나온 코멘트를 추려보면 아래와 같았다.
[공감은 되지만,]
[흔한 주제이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기도 하다.]
[스스로 글을 쓰며 힐링은 되었을 것 같다.]
[아직은 글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뭉뚱그려진 느낌이다.]
[나만 쓸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가.]
[내가 쓰면서 즐거운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떠올리길.]
[이번에 심화반을 진행하며 책을 쓴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먼저 자신에 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물쩡하게 일기 같은 글을 쓰며
크고 작은 공감을 받을 때마다
팝콘이 냄비 뚜껑을 치며 튀어 오르듯
내 마음은 붕붕 떠다니곤 했다.


물론 글동무 분들이나 랜선 이웃 분들의
공감이 담긴 칭찬과 물개 박수 덕분에
지금까지 일 년이 넘도록 매일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였다.
일상을 글로 옮기고,
거기에 각종 빛깔의 감정만 덧입히곤 해왔다.
톡톡 튀는 글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소재로 글을 써서 독자를 휘어잡지도 못했다.
그냥 일주일에 두어 번
‘오늘 글은 정말 울컥하며 읽게 되네요.’
‘너무 제 이야기 같아요.’
‘마음이 따뜻해지네요.’와 같은 공감의 댓글에 취해
어정쩡한 글쓰기를 꾸역거리며 이어왔다.


나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내 글에서 감칠맛을 내는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것을.
때론 주재료가 빠져 있기도 했다.
나도 감지하고 있었던 그것을 독자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글을 쓰고 읽는 일이라면 도가 튼 박 작가님과 글쓰기 고수님들의 눈에는 훤히 들여다보였을 터.


함께 글을 쓰는 분들, 그리고 작가님과의 줌 미팅은 의미가 깊었다. 글로만 만나던 분들을 실제로 뵙고 나니 내가 읽었던 글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얼굴을 공개하고 나니 내 글도 조금 더 신경 써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내 글의 아쉬운 점에 대해 지적받은 적은 없었는데, 줌 미팅을 통해 제대로 된 지적과 동기부여를 받았다.
방향을 틀어가며 글의 주제를 다시 다듬어야 한다.


미팅이 끝나고 나니 뿌듯하기도 했지만,
양 어깨에 크고 무거운 독수리가 한 마리씩 올라앉은 기분이었다.
한 주동안 주제를 수정하고,
새로운 주제에 맞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해야 한다.
기대도 되지만,
글쓰기에 대한 중압감이 마음 한켠을 짓누르기 시작한다.


잔뜩 쪼그라든 모습으로 남편에게 미팅에서의 일들을 나누었다. 남편은 활짝 웃으며, 너무 잘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주제에 대해서까지 신경 써서 이야기해 주신 일은 너무 잘된 일이라고...
자기도 내 글이 너무 평이하다는 생각을 했단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이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고.
게다가 나의 글은 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결말이라 식상한 감도 있었다고 했다.
(이 싸람이~~~~~!)
멍석을 깔아주니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가 딸려 나오듯 남편의 조언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도전적인 멘트를 날린다.
(이 싸람이~~~~~!)
“글쓰기에서도 굿보이 콤플렉스를 던져요!
좀 편하게 써요~”


남편의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가 쨍~ 하고 울렸다.
독자를 지나치게 의식한 내 글쓰기의 민낯을 들켜버렸다.
나를 만나는 글쓰기를 매일같이 일 년이 넘도록 이어왔지만, 진짜 진짜 ‘찐 다니엘라’를 마주하는 작업은 이제껏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이 없었던 것이다.


답은 나왔다!
이제부터 글을 통해 진짜 나를 만나는 여행이 시작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마음속 골짝의 진심을 끌어올려
고민이 담긴 글을 쓰려고 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겠지만,
또 한 번 새로운 방향으로의 발걸음을 내딛기로 한다.
글쓰기의 진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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