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에게 애원하지 않기로 한다.

by 다니엘라


요 며칠 글감 찾아 삼만리 중이다.
애를 쓸수록 찾아지지 않는다. 허참.
누군가는 내가 쓰는 글에 ‘테마’가 없어서 그렇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남편?ㅋ)


글감이 찾아지지 않아서도
글이 안 써지지만,
새벽 루틴이 많이 흐트러진 게 사실이다.
우선은 기상시간이 들쑥날쑥이다.
그날의 감성에 따라,
그리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이런 걸 진짜 슬럼프라 하는 걸까.
기분이 울적하다거나
이것도 저것도 다 싫고
하기 싫은 상태는 아닌데,
그렇다고 또 의욕이 넘치냐 물으면
그렇지도 않다.


글감이 나오네 안 나오네
하는 글은 그만 좀 써야지 했던 결심도
흐릿해지더니
이내 또 글감 논쟁을 ‘글감’으로 삼게 된다.


어제 남편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글을 쓰는 게 예전처럼 가볍지만은 않고,
분명 즐거운 일인데
쓸거리를 술술 찾아내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어디서 나타난 현자인지
남편은 맞는 말 비슷한 것만 쏟아냈다.
우선은 <100점 아니면 실패>라는 생각을
내려놓는 게 좋을 거라는 말을 했다.
매일 쓰는 게 힘들겠지만,
여전히 뭐라도 쓰자는 마음으로 임하면 좋겠다고 했다.
포기하지 말고 질질 끌고 가 보자고...
그렇게 서로의 허물을 살살 벗어서
펼쳐 보이는 대화를 이어갔다.


각자의 고민을 도마에 올리고
본질적으로는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했다.


결론은,
너무 무겁지 말되,
포기하지도 말자.
그리고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글로 똥칠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시 써 보기로 한다.


벚꽃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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