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우리들, 지금의 우리들.

by 다니엘라


십오 년 전의 우리들.

햇살이 바스스 쏟아지는 교정을 쏘다니며

벚꽃 놀이를 즐겼던 우리들.



선배들이 부르면 우르르 몰려가서

배고플 틈도 없이

선배들이 사주는 밥을

꼬박꼬박 얻어먹던 우리들.



기숙사 방에 모여들어

없는 솜씨로 라면을 끓이고,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에서 공수해온

엄마 반찬들을 꺼내 나누던 우리들.



처음 연애하는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동아리 모임에서,

학과 모임에서 기꺼이

서로의 핑곗거리가 되어주었던 우리들.



스무 살 첫사랑의 이별을 털어놓으며

세상에서 가장 슬픈 드라마를 쓰던 우리들.



친구의 아픔이 내 것이라도 되는 양

밤을 새워 곁을 지키며

의리를 불태웠던 우리들.



엄마 곁을 떠나 감기 몸살이라도 걸리면

너나 할 것 없이 기숙사 방을 찾아와

편의점에서 사 온 멀건 죽과

비타민이 함유된 싸구려 오렌지 주스를 내밀며

서로를 토닥였던 우리들.



시험기간,

공부보다는 야식이 그리워서

가벼운 주머니들을 털어

겨우겨우 치킨 한 마리 값을 만들어 냈던 우리들.



평소보다 대여섯 배쯤 더 여성스러운 옷을 걸치고

학사모를 던지며 반짝이는 미래를 꿈꿨던 우리들.



그때의 우리는

15년 후 우리의 삶이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지.



그렇게 철없던 시절로부터

20년이 채 되지 않는 세월을 지나

바라본 우리들의 모습이 이렇게 달라질 줄이야!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초등학생의 엄마가 되어 있을 줄 몰랐지.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 중 누군가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 역시 못했지.

그 때문에 서로 공감할 수 없는

이야깃거리가 생겨날 줄 정말로 몰랐지.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서로 이렇게 연락을 뜸하게 하게 될 줄 몰랐지.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일 년에 한 번 조차도

옛 교정을 걸어볼 수 없게 되리란 걸 몰랐지.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한번 만나려면 2-3개월 전부터 계획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고서야 만날 수 있게 되리란 걸 몰랐지.



그럼에도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들처럼

여전히 서로를 가장 친구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

그래고 오래오래 그렇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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