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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Nov 13. 2021

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라는 세계

사계절 / 김소영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

최근에 읽은 책 중 이렇게 적절한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이 있었던가… 제목에 걸맞은 내용이 가득 담긴 책이다.

이 책을 어떻게 하면 더 근사하게 소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될까?

고민을 하며 키보드를 펼쳤다.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던 김소영 작가는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있다.

양육자가 아닌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 혹은 아이들과 시간을 나누는 사람으로서의 시각을 글로 옮겨 두었는데, 양육자보다 더욱 날카롭게 관찰하고 그것을 실감 나게 표현하며 옮겨 놓았다.



책을 읽는데 자꾸만 우리 아이들 얼굴이 동실동실 떠올랐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들이구나, 작아서 불편하기도 하겠구나, 왜 자꾸 안아서 위에 있는 선반을 보여 달라고 하는지 이제 알겠구나…



저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을 귀엽게 보지 않으려고 애쓴다. 아이들을 사랑스럽고 웃음 나는 존재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대신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려 한다.



글은 3개의 챕터로 나누어 엮여 있다.


곁에 있는 어린이

어린이와 나

세상 속의 어린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저자의 크고 작은 의견을 담아 완성된 책인데, 첫 번째, 두 번째 챕터를 읽을 때는 무조건 사랑스럽다. 그리고 내 아이들 생각이 참 많이 난다. 이 예쁜 책을 읽으려고 내 아이들에게 “잠깐만, 엄마 이거 하나만 더 읽고…”했던 오류만 빼고는 완벽했던 두 챕터였다.



마지막 챕터는, 뭐랄까. 조금 더 무게감이 있다.

이 사회의 어린이들에 대한 눈과 마음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어린이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어린이날엔 대부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세상에는 생각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가족들과 어린이 날을 보내지 못하는 아이들, 어린이날마저도 소외되어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고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행복한 날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는 심지어 어린이날을 위한 정책까지도 제안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는 이야기로 끝나는 책이 아니라 더욱 값지다. 어린이들에 대한 세상의 시각과 태도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겨 있어 더욱 무게가 나간다.



어린이들이 독서교실에 들어올 때 외투를 벗겨 주는 의식과, 처음 만나는 어린이에게는 무조건 존대어를 쓰는 태도, 어린이를 귀여운 구경거리가 아닌 (작지만) 엄연한 하나의 존재로 대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내 마음에도 꼬옥 담아서 저자의 태도를 닮고 배우기로 다짐해 본다.



어린이들을 존중하는 문제는 어린이들을 응석받이로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을 존중받기에 마땅한 하나의 존재로 키워내는 것이고 지지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까지 갈 것도 없다. 그전에 우리 어린이 들을 대하는 태도를 먼저 점검해 보기로 한다. 내 아이들을 먼저 존중하고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이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어린이들이란 번잡스럽고 귀찮은 존재가 아닌 존중해주며 자라날 때까지 도와주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예쁜 책이라고만 생각했던 ‘어린이라는 세계’는 가볍고 귀엽기만 하지 않았으며, 어린이의 시절을 보낸 어른이들이라면 누구나 읽었으면 하는 책이 되었다.

양육자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마주하는

교육의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꼭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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