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함께라서 괜찮았던 날들(1)

by 다니엘라

*2021년 11월 8일

자가격리 해제되어 지난 이야기를 씁니다.*


- 자가격리 통보

2주 전 주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다니는 원에서 메시지가 왔다.

원생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되어

원생들 모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는 연락이었다.



검사를 받고 까마득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추가 확진자의 (비교적) 다수 발생과

같은 차량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우리 집 작은 어린이의 만 4년 인생에

첫 자가격리 통보를 받게 된다.

일주일.



아이가 어린 관계로

부모 중 한 명이 ‘동반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건 뭐 묻고 따질 것 없이 엄마지.

그렇게 아이와 나는 구청 직원의 관리를 받는

자가 격리자가 되었다.

(보건소 직원의 관리를 받아야 했지만,

자가 격리자가 많은 관계로 구청 직원까지

자가 격리자 관리에 투입되었다. 인력부족.)



- 담당 공무원

담당 공무원 분이 정말로 관리라는 것을 하셨다.

여러 가지 주의 사항을 설명해 주셨고,

하루 한 번씩 잘 지내시는지

확인 전화를 하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하셨다.

다정하지는 않았지만

어투와 상관없이 이것저것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관리’를 해 주시는 친절함이 있었다.

마치 격리의 고통을 다 아는 사람처럼

‘많이 불편하시지요?’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정확히 사무적인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통깨처럼 툭툭 뿌려지는 그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다.


- 격리된 아이들

여기서 참 재미있는 사실은

‘자가격리’라는 상황이

아이들에겐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동생과 엄마가 격리 통지를 받으며

초등학교 2학년 생인 형도 등교는 중지되었다.

가족이 격리 중인 경우

학교마다 약간 다른 조치를 하는 모양인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

가족의 격리 기간 동안 학생도 등교를 할 수가 없다.

등교를 할 수 없다는 대목에서

엄마는 약간 슬퍼지려 하는데,

아이는 입가에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은 눈만 마주쳐도 키득 거리고

뛰어다니기 일쑤였다.

엄연히 말하면 형은 홀로

거실을 비롯한 집안에 있어야 했고,

작은 어린이와 나는 안방에만 있어야 했다.

엘리베이터도 혼자 못 타는 2학년 어린이가

거실에 홀로 남겨지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집 어린이 둘은 서로 자석의

N극과 S극 같이 서로 눈빛만 마주쳐도

놀거리가 생각나서 착 달라붙는 아이들이다.

여하튼, 어린이들의 완전 격리는 불가능했고,

화장실을 따로 사용하고

잠만 따로 자는 것으로 격리의 구색을 갖추었다.



오전은 공부시간,

오후는 운동, 창체 및 자유시간을 허락했다.

[공부는 최소한 놀이는 최대한]

이라는 표어 아래

아이들은 열심히 움직였다.



온종일 아이들이 집에 있다는 것은

밖에서 분출했어야 할 에너지도

집에서 해소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24시간 커버는 불가능했지만,

최대한 아이들을 쫓아다녔다.

뛰지 마라, 살금살금 걸어라

소리 지르지 마라,

쿵쿵 금지다.

최선을 다해 통제를 했지만

아랫집에선 10개월 만에 쪽지를 보내왔다.

‘아랫집입니다.

소음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로 시작되는 쪽지였다.

마음도 지쳐 있었고,

이미 열심히 통제하고 있었음에도 쪽지를 받았으니

더 이상 답장으로

죄송하단 말도 조심하겠단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년에는 꼭 이사하리라 결심하며

아이들을 더 치열하게 통제했다. ㅜㅜ



뛴다고 저녁에 혼쭐이 나고도

다음날 아침이면 방긋 웃어주는 아이들 덕분에

또 하루를 살아낼 에너지를 선물 받았다.

우린 격리 삼총사가 되었다.

점심은 뭘 먹을지,

저녁은 뭘 먹을지

오후 활동은 무엇을 할지

함께 정하고 함께 움직이는 격리 삼총사가 되었다.



아이들의 삼시 세끼를 차리고

공부를 돌보고

뛰지 않도록 통제하는 일이

고되게 느껴지면서도

아이들과 함께라서

집안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일이 가능했다.

혼자였다면 ‘버텨야’ 했을 시간이

아이들 덕분에 ‘보내는’ 시간이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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