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식구가 까만 방에 누웠다.
나와 아이들은 침대 위에 나란히.
남편은 바닥에 요를 깔고 누웠다.
새벽에 가장 먼저 일어나는 남편은
베개에 머리를 얹는 순간 잠이 든다.
아이들은 곁에서 조잘거리며
스몰토크를 시도한다.
“얼른 자야지.”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쉴 새 없이 말이 나온다.
“엄마 그런데요..”
“엄마 있잖아요..”
조금 더 참을성 있게 들어야지 마음을 먹었다가도
시곗바늘이 열 시를 가리키는 순간
엄마의 마음이 급격히 좁아진다.
“얘들아 얼른 자야지. 내일 안 갈 거야?”
이렇게까지 하면
첫째 어린이는 거의 곧바로 잠이 든다.
엄마가 무섭기도 하지만,
실제로 피곤하기도 한 아이는
금방 꿈나라로 향하는 입장권을 얻는다.
형과는 달리 쉽게 잠들지 못하는 꼬마가 있으니…
둘째 어린이는 다시 대화를 시도하거나
덥다, 물이 마시고 싶다는 둥
무언가를 자꾸 요구하며
취침시간을 늦춘다.
계속 들어주다가는
취침시간이 한없이 늦어지고야 만다.
결국, 최후의 수단을 쓴다.
외롭게 하기-
“요한아 엄마 이제 눈 감고 잘 거야.
잠들면 요한이가 하는 말에 대답도 못하게 될 거야.
엄마 잔다, 안녕.”
언제나 자는 척으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아이보다 먼저 잠드는 날이 절반 이상이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엄마? 엄마?”
하고 자꾸 엄마를 불러 보다가
고요해진 주변 공기를 감지한 아이는
살살 눈을 감기 시작한다.
뒤척거리는 일도
스몰토크를 시도하는 일도
주변이 고요해지기 시작하면
아이는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외로움에 가까운 고요함 속에서
아이는 소로록 잠이 든다.
아이는
등을 토닥이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것보다
고요한 외로움을 느끼는 가운데
조금 더 빠르게, 그리고 편안하게 잠이 든다.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잠드는 경험을 하며
점점 신체의 리듬도 성숙해져 간다.
아홉 살, 다섯 살.
아이들은 엄마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쑥쑥 자라난다.
엄마 곁에서 자겠다는
열정 넘치는 엄마 쟁탈전도,
작은 동화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는 애교도,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간밤의 고되었던 마음이 슬그머니 녹아내린다.
육아의 한창때가
가장 축복된 날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밤은 늘 어렵고 피곤하다.
예쁜 냄새가 솔솔 풍기는 아이들과
살을 부대끼며
이불을 덮어주고 재워주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밤이 조금 더 편했으면 한다.
그래서 오늘 밤도 아이들에게 외로움을 척척 얹어주며
스스로 꿈나라 입장권을 획득할 기회를 주기로 한다.
서로가 윈윈 하는 법에 대한 엄마의 연구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