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산후 도우미가 다 있어?

by 다니엘라


셋째를 출산하고 몸조리를 위해

미리 산후도우미 업체에 예약을 해 두었다.

첫째와 둘째가 있고 거기에 막내가 태어났으니, 이번에는 조리원은 꿈도 꿀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출산 동안 단정한 모습으로 찾아오셔서 축하한다며 감격하시며 용돈 봉투를 건네고 가셨던 친정 엄마가 이번에는 예외 없이 육아 특공대에 투입되셨다.

아빠는 출근을 하셔야 하니 어렵고, 엄마만 짐을 싸들고 우리 집으로 오셨다. 아이 둘은 데굴거리며 장난을 일으키기 바빴고 제일 작은 꼬마는 어찌 되었건 손이 많이 가는 신생아다.



아무래도 둘째 때 산후조리를 잘못한 모양이다. 여름이라 에어컨도 틀어놓고, 수면양말도 신었다 벗었다 하며 심지어 첫째 아이 등 하원 도우미로도 나섰어야 했기에 발목은 찬바람에 노출될 대로 노출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초겨울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발목부터 시작하여 속이 추운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속이 추운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장까지 부들부들 떨리는 느낌이랄까.



둘째 때 산후조리의 실패로, 이번만큼은 철저히 조리해야 한다. 다시 건강한 몸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서 엄마와 산후 도우미분까지 양쪽으로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약속된 날짜에 산후 도우미 분이 오셨다.

어, 그런데 생각 보다 많이 젊으시다. 나보다 훨씬 어려 보였고, 결혼이나 출산 경험도 없어 보이셨다. 교회에서 본 청년부 학생처럼 느껴졌지만, 일단 믿기로 했다.

보통 도우미 분들은 내가 따로 설명을 안 해 드려도 알아서 일을 잘 찾아서 하신다. 아기 돌보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전문가들이다. 오히려 나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실 정도이니 나는 늘 산후 도우미 분들과의 관계가 좋았고 그분들을 통해 많은 육아와 살림 지식을 얻었다.



이번에 오신 도우미 분은 집에 들어오자 마자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으신다. 친정 엄마가 바쁘게 주방에서 움직이셔서 그런 건지, 저녁때가 되었는데 산후 도우미 분은 식사 준비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아이를 둘이나 키워본 경험 덕인지 셋째 아기는 어렵지 않게 케어가 되는데 이분은 아기 케어도 안 하신다. 그러더니 전화통을 붙잡고 한참을 깔깔거린다.

맘카페에서만 보던 분이 우리 집에도 강림을 하신 것 같다. 날로 먹으려는 산후 도우미랑 매칭이 되었음이 일찌감치 감지되었다.



엄마 혼자서 주방을 분주히 오가는 것을 보니 미안해서 내가 나섰다. 커다란 냄비를 들고 옮기고, 찬물로 설거지를 하고, 평소처럼 주방을 들락거렸다.

산후 도우미는 여전히 본분을 잊은 채 뭐가 그리 좋은 지 싱글벙글이다.

다음날은 더했다. 하는 일이 없이 시간을 채워냈다. 친정 엄마는 말씀은 안 하셨지만 속이 부글거리는 모습이 십리 밖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산후 도우미 업체에 연락을 했다.

상황이 이러저러 하니 사람을 바꿔 주셔야겠다고 말씀드렸다. 혹시 지난번 우리 둘째 아이 때 조리해 주신 분으로 다시 모시면 안 되겠냐 했더니, 그런 경우는 개인 적으로 연락을 취하란다.

김 JB 이모님. 이름도 얼굴도, 그리고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도 기억이 나는데 연락처가 없다. 분명 연락처를 저장해 두고 카톡 친구까지 맺어 둘째가 네 살이 되던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그 어디에도 연락처가 남아있지 않다.

업체에서는 도우미 분을 변경해 드릴 수는 있지만, 지난번 도우미 분 연락처를 줄 수도 연결을 해 줄 수도 없다고 했다.



하-꼬였다.

몸과 마음의 안정과 쉼이 있기도 전에 골치 아픈 일들이 꼬리를 물었다. 젊은 산후 도우미 분은 ‘설마 저 자르시는 거 아니시죠?’ 하는 표정으로 소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내 참. 별 사람이 다 있다.



이방 저 방을 오가며 기억의 숲을 더듬는다. 연락처를 어디에 기록해 뒀더라. 누구한테 연락하면 알 수 있으려나. 엄마는 여전히 주방에서 홀로 분주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철딱서니 없는 산후 도우미는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신나게 멍을 때리는 중이다. 하- 진짜 갈수록 태산이다.

“응애~응애~”

아기까지 울기 시작한다.



뭐 이런 인생이 다 있나 싶은 순간

‘당당당당 당다라 당당 당당당당 당다라 당당~’

휴대전화의 알람이 울린다.

꿈이다!

꿈이라니!! 이렇게 감사할 수가.



꿈이다.

꿈 이야기라서 다행이다.

우리 집엔 여전히 생기 발랄한 아들 둘이 전부이다.

이대로가 참 좋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오늘의 꿈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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