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멕시코?

by 다니엘라


Aeropuerto Internacional de Guadalajara.

과달라하라 국제공항.


17년 만에 밟아보는 멕시코 땅이다.

17년 전,

터미널인지 공항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작고 소박했던 과달라하라 국제공항.

아니 근데 언제 이렇게 뚝딱뚝딱 다시 지은 거야!

번쩍번쩍,

이제는 인천공항 하나도 안 부러울 정도로

국제공항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인생 첫 해외 땅밟기를 했던 멕시코,

교환학생으로 나섰던 멕시코,

내 마음의 영원한 고향인 멕시코,

혹시 다시 올 수 없을까 봐

떠올릴 때면 늘 마음을 졸였던 멕시코.



참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멕시코 땅을

다시 밟게 되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까지 함께.



입국장으로 들어서며

삐뚤빼뚤, 그러나 정성 들여 쓰인

한국어 환영문구가 보인다.

‘다니엘라, 길, 이삭, 요한 환영합니다.’

그녀가 한국말을 떠듬떠듬하는 줄은 알았지만

글로 쓸 줄도 알았다는 사실은 여태 몰랐다.

마스크에 가려진 절반짜리 내 얼굴마저도

단번에 알아보고는 언제나처럼 이름을 부른다.

“다니!(스페인어 이름 Daniela-다니엘라의 줄임말)”

붙잡고 있던 작은 아이의 손을

남편의 손으로 옮겨주고

입국장 안전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나의 오랜 친구 나디아를 꼭 껴안았다.

예고도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간의 그리움과 오늘의 기쁨이 뒤섞여버린

뜨겁고도 무거운 눈물이 두 볼을 타고 내렸다.



17년 전의 우리도 지금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루나와 내가 1년간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과달라하라에 도착했던 날도

나디아가 홀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미지의 땅에서 그녀 단 한 사람만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씩씩함 덕분인지 하나도 두렵지가 않았다.

입국장에서 선명하게 들렸던 목소리

“다니!!”

그 목소리 하나에 의지해

가족도 삶도 존재하지 않던 흑백의 땅에

하나 둘 색을 덧입혀가기 시작했었다.



눈물겨운 상봉을 끝내고

공항 주차장으로 향한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17년 전 난생처음 맡아보았던

특유의 매연냄새가 여전히 공기 중을 떠돌고 있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

멕시코 냄새,

과달라하라 냄새,

고향의 냄새.

언제나 기억해내려고 애쓰기만 하면

코끝에서 맴돌던 그 냄새.

하나에서 둘이 되고,

그 두 사람이 아이를 둘이나 낳고서야

다시 돌아온 땅, 멕시코

그리고 나의 도시 과달라하라.

우선 타코부터 먹고 일정을 시작하기로 한다.



결혼 10주년에는 시드니가 되었건

과달라하라가 되었건,

정 안되면 괌이라도 가자고 했던 약속을 -

가장 간절히 꿈꿔왔던

멕시코 여행으로 메울 수 있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여행 내내 자꾸만 허벅지를 꼬집어보며

이게 꿈인지 생시 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오랜 꿈은 이루어졌고

여행은 시작되었다 ㅎ




———-

로 시작되는 글을 꼭 써보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