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실패 전문가의 꾸준한 도전.

by 다니엘라


황홀한 글감옥 21기 도전의 첫날이 밝았다.

목표보다 한 시간 늦은 기상을 했지만,

그래도 글 쓸 시간은 조금이나마 확보가 되었다.



매 시즌 도전하던 황홀한 글감옥을

이전 한 두 시즌은 쉬어 주었다.

한 템포 쉬어가니 쉼이 있어 좋기는 했지만

쉬어보니 역시 글쓰기에도 적당한 긴장이 필요하다.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인 황홀한 글감옥은

디테일한 부담 없이 말 그대로 매일 한 편의 글을

발행하고 그 글의 링크를 단톡방에 공유하면

그날의 미션 완수다.

단 세 줄짜리 글이라도 좋다.

심지어 한 줄도 되겠지만 한줄로 끝낼 수는 없지!



4주간 진행되는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인

황홀한 글감옥에 참여하며

초반 두어 번을 제외하고는 매번 도전 성공을 했다.

한 두 번 성공을 하면서부터는

성공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매일 쓰는 거 까짓 거…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매일 쓰기가 당연한 것이 되기까지는

그리고 매일 글 쓰는 잔잔한 글 근육이 생기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무언가를 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사실 나에겐 흔치 않은 일이었다.

거의 유일하게 글쓰기만이

매일 쓰는 기적을 맛보게 해 주었고

꾸준함이라는 단어와 나를 가깝게 끌어당겨 주었다.

나의 하고자 하는 마음과

황홀한 글감옥의 귀여운 구속력이 잘 만나

꾸준함 일관왕을 달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의 나는 어땠을까?

일단은 꾸준함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꾸준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환상적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꾸준함의 어려움조차

잘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대학생 때의 일이다.

우연히 접한 일본 여행책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동경심이 날로 커져만 갔다.

대학 생활 내내

“난 일본 여행을 꼭 한번 가 볼 거야.”

하고 말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 일본 여행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1학년 2학기,

덜컥 일본어 1 수업을 신청했다.

생소했던 일본어를 배워볼 기회가 드디어 생겼다.

강사 분운 젊은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잔잔한 일본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예쁘고 청순한

그리고 닮고 싶은 점이 많은 분이셨다.

일본어 1 수업은

일본어 학과 학생들이 주로 수강하는 과목이었고,

나는 스페인어과에서 건너온 독특한 수강생이었다.



“심*실 상!” 하고 출석을 불러주실 때마다

‘타 학과지만 열심히 해볼게요!’ 하는 눈빛을

선생님께 전송했다.

동글동글한 히라가나를 배우는 일은 더없이 즐거웠다.

그런데 두둥!

가타카나는 또 다른 문제였다.

가타카나가 시작되며 일본어 앞에서의 나는

점점 작게 쪼그라들었다.

학창 시절에 요리조리 요령 있게 피해 다니던

한자를 또 배우게 생겼다.

선택의 기로에 올라섰다.

꾸준히만 하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과,

지금까지 잘 피해온 한자를 즐거운 대학시절에

굳이 또 배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짧고 굵은 고민 끝에 일본어 1 과목을

드랍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꾸준함을 가볍게 포기했다.



한 해가 지났다.

중간에 포기했던 일본어가 영 아쉬웠다.

새 학기에 다시 수업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그대로 셨고

이번에는 청강을 하겠다는 나의 요청을

청순한 선생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학점의 부담 없이 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또 한 번…

가타카나를 배우기 시작한 지 세 번째 수업만에

일본어 1 교실에서 자체 철수를 했다.

꾸준함 따위는 저세상 단어라 생각하고

쉽게 포기했다.

두 번의 도전 모두 가벼이 포기되었다.

그 후로도 꾸준함에 대한 로망이나

꾸준히 뭔가를 해내 보자는 욕망 자체가 없었다.

늘 도전은 했지만,

늘 금방 물러서곤 했다.



그러던 중 일본어 습득 실패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에

스몰스텝 책을 만났고,

꾸준함의 가치에 ‘드디어!’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 한 시즌을 쉬고 돌아와

다시 꾸준함의 열차에 막 올라타는 중이다.



함께하는 글동무들이 있어 억지가 없는 여정이다.

소통하고 서로의 글을 맛보며 이어가는

글쓰기 여행이다.

28일간의 여행의 시작점에서

작은 다짐을 공유해 본다.


1. 오락가락하던 출간 기획서를 써 보겠다. (도전)

2. 매일 뭐라도 써 보겠다. (꾸준함)

3. 공모전을 찾아 작은 것이라도 도전해 보겠다.(도전)


황홀한 글감옥 시즌 21.

함께 도전하는 모든 이들의 꾸준함을 응원하며,

첫날 인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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