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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Sep 10. 2020

글쓰기. 댓글도 글쓰기다.

내가 댓글 투어를 떠나는 이유.


글쓰기는 현재 나에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직장에서의 과업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책을 낸 적은 없지만,
지속해서 글을 쓰고 있으니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른다.
그리고 나의 투잡 중 하나가
‘작가’의 일이라고 단단히 믿으며 지낸다.


궁금한 마음이 들어  
‘직업(職業)’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소개된다.


‘직업(職業)’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표준국어대사전-



아직까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라는 부분을 온전히 감당해 내지는 못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로 소액의 수익을 내고 있으니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게다가 매일 좋아서 글을 쓰고 있으니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은 거의 나의 현재 상황과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투잡족(겹벌이족)이 되었다.


현재 글쓰기 터전은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이다.
글을 쓰며 나를 알리는
‘블로그 계정’과 ‘브런치 계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든다.


블로그도 브런치도 엄히 따지고 들어가 보면

소통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나의 생각을 읽은 타인들의 공감을
확인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위로를 주고받기도,
또 축하와 감사를 주고받기도 한다.  


첫 글쓰기를 시작하던 때에는
오로지 내 글을 쓰는 것에만 초점을 두었다.
내 본문을 생산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으며,
가끔 시간이 날 때
타인의 글을 살짝 들여다보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댓글을 주고받는 일은
‘예의상 좋은 말을 주고받는 겸양의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무게를 가볍게 두었다.
그리고 독서와, 본문 쓰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우선순위에서도 뚝 떨어트려놓았다.


그런데
본격 글쓰기를 하기 시작했던 어느 날.
내가 타인의 글을 읽으며
고개가 떨어질 정도로 끄덕이며 공감을 하고,
눈물을 찍어가며
타인의 글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글을 읽을 때면
글쓴이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 페이지를 그냥 떠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댓글 달기를 시작했다.


잘 쓴 글은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 글자 한 글자 꼽아가며 읽었고,
아픔이 있는 글은 다가가 진심 어린 위로를 했고,
기쁨은 함께 느끼며 축하를 전했다.
그리고 숨겨 놓았던
내 마음의 결과 딱 들어맞는 글을 읽으면
전율을 느끼며 글쓴이와 소통을 했다.


이제는
댓글을 쓰는 것도
내 글쓰기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댓글을 읽는 것도
내 독서의 일부가 되었다.


가끔은 댓글을 쓰며
더 깊은 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댓글을 읽으며
용기와 위로를 얻기도 한다.


‘댓글 달기’라 하면,
랜선 인연끼리의 짤막한 안부인사 정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과거의 나를 포함하여...


그런데,
댓글을 주고받는 우리는
사실은, 꽤나 진지하다.


댓글을 통해 작가를 살리기도 하고,
또 가끔은 댓글을 통해 작가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댓글은 또 다른 글쓰기의 방식이다.
주로 진심이 담긴 이야기들이 오간다.
살아있는 감동이 고스란히 기록되고,
가슴 떨리는 공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댓글을 달기 위해 씩씩한 발걸음을 옮긴다.
더 좋은 글을 배우러,
관계를 맺으러,
공감을 얻으러,
댓글 투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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