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참 조심스러운 날들이다.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상대가 느끼는 감정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기도, 바닥을 꾸역꾸역 기어 다니기도 한다.
말로 표현하는 방법은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에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은 독침을 쏘아 상대를 아프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만 속삭이기 위해 말하는 능력이 생긴 것도 아닐 테고, 험담을 늘어놓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말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귀한 소통의 도구로 쓰이기 위해 생겨난 것일 텐데, 단순해 보여도 이것이 제대로 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참 힘들다.
성인이 되어 주먹다짐을 하며 갈등을 겪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말이라는 날카로운 무기에 상처를 입는 일은 종종 우리를 아프게 한다. 많을 땐 하루에도 여러 번 겪는 일이다. 그만큼 말로 생채기를 내는 일은 가볍고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말로 얻은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아물기 위해서는 그 어떤 상처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 하루 나의 말 한마디가 빚이 아닌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짧은 글을 지어본다.
말 한마디.
내가 건넨 말 한마디에
상대방이 미소지을 수 있기를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로
잔잔한 호수에 부드러운 파장을 만들어 내기를
당신이 건넨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감사가 샘솟기를
내가 건넨 말 한마디에
당신이 아파하는 일이 없기를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가
서로를 날카롭게 찌르는 일이 없기를
당신이 건넨 말 한마디가
가슴 깊이 상처를 내는 일이 없기를
내가 건넨 말 한마디에
상대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이 자라나기를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로
타인을 사랑할 힘마저 얻을 수 있기를
당신이 건넨 말 한마디로
상대의 삶을 밝게 물들일 수 있기를
내가 건넨 말 한마디가
당신이 듣고 싶었던 그 말이기를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가
서로가 오래오래 기대했던 말이기를
당신이 건넨 말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따스히 데우는 것이기를
내가 건넨 말 한마디가,
우리가 나눈 말 한마디가,
그리고 당신이 건넨 말한마디가
가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우리가 기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