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난 첫째,
여섯 살 난 둘째,
그리고 생후 57일의 셋째를 부지런히 키우는 중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손탄다’는 말.
“그러다가 손탄다.”
“애기 손탔네요.”
“자꾸 안아주면 손타는데, 어쩌려고 그래?”
“이미 등 센서 달렸네~”
아이를 안아서 달래고, 안아서 재우는 나에게 지인들은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아기를 자꾸 내려놓으라고 한다. 지인뿐만이 아니다. 둘째 아이를 등원, 하원 시킬 때면 만나는 과일가게 사모님도 매번 아기 띠를 하고 나가는 내 모습을 보며 걱정이 한가득이다.
“아이고오~ 맨날 이렇게 안고 나오면 애기 손타서 엄마 힘들어서 어쩌겠노.”
내가 키우는 세 아이는 모두 ‘손 탄’ 아이들이다.
앞서 키운 두 아들도 부지런히 안아서 키웠고, 지금의 50일쟁이 막내도 수시로 안아주고 토닥여 준다.
첫째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를 안아주다가 정말로 탈이 난 적이 있다.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쯤 되던 날이었다. 그날도 열심히 아이를 안아주고 흔들어주고 토닥여주었다. 늘 해왔던 것처럼.
그런데 그날 오후, 침대에 누워있던 아이를 들어 올리는 순간, 허리를 삐끗하며 극한의 통증을 겪게 된다.
허리 부상이다.
허리 통증으로 앉지도, 잘 걷지도 못하는 며느리를 구출하기 위해 곁에 사시던 시부모님이 출동을 하셨다. 아이는 어머님께 맡기고 구부정한 자세로 시아버님의 양손을 부여잡고 걸음마를 하듯 한 걸음씩 옮겨 병원에 도착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제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도 쉽지 않게 되었다.
견디기 힘든 통증을 느끼며 이러다가 정말 불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몰려왔다. 바닥에 발을 짚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통증을 겪었고, 결국 다음날 남편의 등에 구부정하게 업혀 휠체어에 올라탔다.
아는 분의 소개로 근처의 조금 더 큰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소개받은 도수치료 과장님께 3개월간 치료를 받으며 기적적으로 골반 뒤틀림을 치료받고 허리 통증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아이를 많이 안아줘서 탈이 났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지만, 그 사이 아이는 안고 기고 설 수 있을 만큼 자라났다.
내가 손타는 스타일(?)로 육아를 하는 이유는
번쩍이는 육아템이 덜 갖춰져서 그런 것도 같고, 이런저런 아이 키우는 요령을 잘 모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도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고 보송한 아이들을 안았을 때 내 기분이 참 좋다. 아이를 안고 있는 순간 사랑도 행복도 샘솟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 보니 세 아이를 키우며 매번 열심히 안아주고, 안아서 흔들어 주고, 또 안아서 토닥여주었다.
아이가 손이 타면 엄마가 힘들고, 허리나 손목에도 좋지 않을 거라는 주변인들의 걱정 어린 말들에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들이 원하거나 필요로 할 때 마음껏 안아주며 키우고 싶다. 아이 하나를 키우며 온전히 안아서 달래고 재우고 놀아주는 시간은 길어야 일 년이다. 아이가 쑤욱 자란 몇 년 후에는 아이를 안아주고 싶어도 더 이상은 안아줄 수가 없다. 나는 그래서 안아줄 수 있을 때 아이가 원하는 만큼, 필요로 하는 만큼 안아주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순한 우리 아이들의 성향도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예민한 아이들의 부모가 육아를 하며 말도 안 되게 더 고생한다는 것은 우리 언니의 첫아이 육아 시기를 보며 충분히 이해했고 그 당시의 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안쓰럽다.)
첫째 둘째 아이는 이제 더 이상 안아서 재울 수도 없고, 본인들이 그러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마지막 남은 셋째는 부지런히 안아주고 얼러주며 키우는 중이다. 다시 말하지만 길어야 일 년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젖내나는 아이의 품이 그리워질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매일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를 안아준다.
나는 오늘도 아이를 안고나서면 ‘손타지 않게 조심’하라는 타인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듣겠지만 나는 이런 내 육아 방식이 좋다. 손 좀 타면 어떤가, 아이와 내가 서로 사랑을 충분히 느끼고 있는데.
손 탄 아이만 벌써 세 번째다. 그리고 그 아이들 덕분에 세 번씩이나 충분한 캥거루 육아를 하는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아주 주관적인 제 경험에 비춘, 저희 아이들에 비춘 글이니 가벼웁게 읽어주세요. 힘겹게 육아 중인 당신을 응원합니다. 저도 매일 머리 산발해서 초췌하게 살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