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0. 코로나 시대의 층간소음을 어떻게 해결할까?
(2020년 3월 26일의 글)
6층 우리 집.
쿵쾅쿵쾅, 콩콩.. 다다다닥...
“뛰지 마, 뛰면 안 돼!
고양이 걸음!!!”
우리 집에서 요즘 가장 자주,
그리고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소음이다.
아이들의 몸의 소리.
그리고 엄마 사람의 한껏 높인 목청.
하루 종일 이렇게 난리를 쳐 대는데도
우리 아랫집에 사시는 이웃사촌 분들은 늘 잠잠하시다.
두 부부와 자녀분 세명이 한 가족이신데,
지난겨울에 아랫집의 막내 아드님이 수능 시험을 치렀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되, 늘 미안한 마음을 전달해 드렸다.
아이들의 뛰고 구르는 소리에 늘 죄송했다.
여름엔 큰 수박을 한 덩이 가져다 드리며
미안함을 대신하기도 했고,
시판 롤케이크를 들고 찾아뵌 적도 있었다.
아랫집 분들의 반응은 늘 같았다.
애들이 다 그렇지, 뭘 미안해하냐고..
애들 때는 어쩔 수 없는 걸~ 괜찮다고...
오히려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통을 사서 올려다 주고 가시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방학을 보내며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까 싶었다.
아이들은 늘 단속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사람도 어느 순간 나사가 풀려 아이들을 단속할 힘도 남아있지 않게 되거나, 간혹 돌발적인 아이들의 (침대로부터의) 자유낙하는 막기가 어렵다.
한 번은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만나서 이야기 하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반하는 것 같아 그저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블로그 이웃분의 포스팅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코로나 집콕으로 발생되는 층간소음에 대해 아랫집에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인사를 드렸다고 한다.
빵집에서 빵을 사고, 구입해 두었던 공적 마스크까지 담아 손편지와 함께 인사를 전했다고 하셨다.
코로나 때문에 마주치지 않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해 아랫집의 현관 문고리에 마음을 살짝 걸어두고 오셨다고 한다.
와- 정말 대단한 이웃!
엄지 척을 외치며
‘나도 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아이들이 엄마표 쿠키를 좋아해서 어제 오전 아이들과 쿠키를 구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소 만들던 쿠키의 양의 세배로 늘렸다.
쿠키가 구워지는 사이 아랫집 이웃 분들께 편지를 썼다.
첫째 아이는 그림을 그렸다. 요즘 좋아하는 펭수 그림을 그리더니, 종이 접기도 드리고 싶단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먼저 나서서 하는 걸 보니,
엄마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를 아이가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쿠키와 손편지, 그리고 그림과 종이 접기까지 봉투에 잘 담아 아랫집 현관에 걸어두고 왔다.
우리가 만든 쿠키와
아랫집 현관에 걸어둔 장면은 찍지를 못했다.
(너무 긴장했던 탓...;;)
마음도 전해드렸으니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다.
오늘은 일단
아이들이 양말을 신고 지내는 일을 한번 시작해 봐야겠고, 까치발 놀이를 좀 해봐야겠다.
그리고 오후에는
바깥놀이를 좀 진하게 하고 들어와야겠다.
그래야 아이들이 집에서 좀 덜 뛸 테니...
감사하게도 지혜로운 블로그 이웃님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용기도 얻었다.
어려운 이때에
작은 마음이라도 오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타인을 더 배려할 수 있는
우리 부부와
우리 자녀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사진출처: 아디다스 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