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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Sep 24. 2020

미니멀. 가치 있는 ‘채움’을 할 것.

장난감 수납 유목민 생활을 접으며...


아이의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시작되었던 우리 집 환경정리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중이다.


아이들의 침실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아이들의 체험활동방에도 정리의 손길이 닿고 있다.


기존에 거실에 있던 책장이 아이들 방으로 들어오고,
서재에 있던(지금은 침실이 된) 키가 큰 책장을 눕혀서 아이들 활동방으로 넣어 주었다.




그리고 책상과 아이들의 장난감.



책장이나 책상 등은 적당한 자리를 정하고
정해진 공간에 끼워 맞춰 넣는 것으로 정리가 쉽게 마무리된다.


하지만 장난감 상자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주로 작은 아이템들이 많아
조금만 꺼내 놓아도 지저분해 보이기 일쑤다.
게다가 장난감은 한번씩 비워주고 있음에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그 수가 늘어난다.
(해피밀, 킨더 조이만 없었어도 이 정도는 아닐 텐데 ㅋㅋ)


그래서인지 장난감 상자에 대한 고민은 수도 없이 해왔다.
그리고 수개월 전 다 * 소에서 저렴한 가격의 리빙박스를 구입해 지금껏 장난감 상자로 이용해 왔다.


점점 늘어나는 장난감 ㅠㅠ


그러나 아쉽게도 상자의 내구성도 딱 그 가격만큼이라
얼마 전 작은 아이가 장난을 치다가 상자의 귀퉁이가 깨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집 안팎에서 수시로 종이접기를 하는 첫째 꼬마 덕분에 종이접기 작품이 사과 상자만큼의 분량이 되면서 지퍼백으로는 더 이상 아이의 작품(?)을 보관할 수가 없게 되었다.


결국, 오랫동안 고민만 했던
장난감 보관함을 새로 구입하기로 했다.
장난감 보관함 구매를 위한 룰은 네 가지 정도로 정했다.


1.아이들이 정리하기 쉽게 넉넉한 크기일 것.
2.아이들이 꺼내서 놀기 편한 모양과 소재 일 것.
3.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튼튼할 것.
4.주변환경과 잘 어울려야 할 것.


그리고 약 2주간 검색과 고민을 병행했다.
다양한 후보군이 올랐다.
막상 검색을 시작하니 튼튼함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고, 디자인과 크기 에만 집중을 하게 되었다.


사실은 2주씩이나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음에도
고민을 거듭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3년 전부터
장난감 정리함으로 점찍어 놓은 아이템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그 정리함은 중심에 두고,
자꾸만 다른 정리함들을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자꾸만 주변을 맴돌며 고민을 했던 이유는,
가격이 비싸며 일본 제품이라는 이유였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은 아니며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싼 편이다. 다만 내가 소심해서 고민을 찾아서 하는 편인 듯.)


그래서 지금껏 깔끔하며 조금 더 조금 더 저렴한 것으로 찾아서 쓰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은 처음 사고 싶었던 그 상자를 향해 있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장난감 상자에 대한
나의 깊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단번에,
“갖고 싶은 걸로 사야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갖고 싶은 정리함이 비싸서 살 용기는 나지 않았고,
비슷한 것이라도 사서 만족을 얻고 싶었다.


그렇게 다른 정리함을 전전하며
늘 아쉬움이 남아 바꾸고 또 바꾸었다.
고민하는 2-3년 사이에 장난감 함은 두세 번 정도 바뀌었던 것 같다.
(결국, 사고 싶던 장난감 정리함만큼의 비용을 들였다.;;)


지난날들의 나의 정리함 고민 및 구매 이력을 살피며 이번에는 드디어, 고민의 싹을 잘라버리는 결정을 내렸다.
오랜 시간 마음속의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정리함을 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는 장난감 정리함 유목민 생활을 내려놓고 정착민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


장난감 정리함 정착민이 되었습니다 ^^


장난감 보관함을 구입하며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다.


마음에서 그린라이트가 반짝일 때,
꼭 갖고 싶은 것으로  갖는 것, 그것이 가치 있는 ‘채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치 있는 ‘비움’과 더불어
가치 있는 ‘채움’ 또한 당당히 할 수 있는 자가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의 작은 소망은-

비우고 비워서
나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아치기 보다는,
나의 가치관에 맞는 비움과 채움을 잘 조화시키는
건강한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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