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니엘라 Oct 13. 2020

글쓰기.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아주미, 독서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하다.


상을 받았다.
학창 시절 이후 처음으로
금장 로고가 찍힌 하드커버의 상장을 받았다.


한 달 전
아이와 함께 독서경진대회에 출전했고,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독서경진대회 출전 이후
아이는 틈날 때마다 내 곁으로 다가와
“엄마, 그래서 나 몇 등이래?”를 물어왔다.

“아직 몰라. 조금 더 기다려보자. 그런데 못 받았다고 실망하면 안 되는 거야. 오케이?”
하고 대답을 해주며,
‘그나저나, 내가 낸 독후감은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며 아이와는 달리 응큼하게 속으로만 궁금함을 안고 지냈다.


제출 한 지 보름쯤 지났을까.
무거동 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 ㅇㅇㅇ 님, 무거동 독서경진대회 시상하러 오세요. 10월 8일 목요일 오후 네시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 동반은 불가능하고요.”

“아, 그러면 저는 아이들이 있어서 못 가겠는데요...”

“아이구 그렇군요. 그럼 목요일 오후 네시 이후에 아무 때나 오셔서 받아 가세요. 상품권 있으니까 꼭 받으러 오세요.”


‘축하합니다!’로 시작된 수상 소식은 아니었지만,
기분 탓인지...
축하한다는 말을 들은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작은 독후감 대회에서의 수상이었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값진 상이 었다.


선생님이나 엄마가 시켜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가 좋아서 글을 썼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가지고 상을 받았다.
토익 고득점을 했을 때보다
더 높이 붕~ 떠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쉽고 미안하게도 같이 출전했던 우리 아이는
참가상을 받았다.


내 미안함과 달리 아이는,
문화 상품권을 참가상으로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펄럭거리고 다녔다.
‘휴우 다행이다.’

그리고 저녁 무렵,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통화에서도
“할머니, 제가 독서경진대회에 나가서 참가상을 받았는데, 거기서 책을 살 수 있는 종이를(문화상품권) 만원이나 줬어요!! 근데, 엄마는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하며 ‘만원’에 방점을 찍었다.


글을 쓸 때는 오래간만에 옮겨 적는 원고지가 어색했고,
귀찮은 마음이 들어,
‘그냥 내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도전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꾸역꾸역 써서 냈다.

 
그랬더니, ‘결과’라는 것을 받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글쓰기 인생에서 동기부여의 양분을 쭈욱 빨아들일 수 있는 멋진 기회였다.


그리고 또 얼마 전의 이야기.


하루에 하나씩 정리한 것을 인증하는 오픈 채팅방이 있다.
‘스몰스텝 정리방’ 이라는 곳인데,
애살많은 방장님께서 백일장을 주최하셨다.


추석 연휴를 포함한 며칠 간 ‘나의 정리’에 대한 글을 써서 내는 것이 백일장의 주요 내용이었다.


백일장 덕분에
글감을 공짜로 선물 받은 것만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정리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과 나누는 글이라 생각하니 부담이 크지 않았다.
게다가 방장님 나름대로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열어본 첫 행사였기에 응원의 마음을 담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했다.
그래서 또 ‘주저 없이’ 썼다.


그리고 얼마 후,
백일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나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쑥스러웠지만 방장님의 애교와 마음이 담긴 선물을 ‘넙죽’ 받았다.
그리고 요즘 들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 남편에게 선물 받기로 했던 ‘텀블러’를 내 손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최근의 도전을 통해
내 마음엔 한 가지 생각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기다리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도전’하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혼자 출전을 해도 좋고,
많은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출전을 해도 좋다.


내 글이 아무리 뛰어나고, 감동이 있는 글일지라도
도전장을 내밀지 않으면 희망의 싹을 틔우는 것이 어렵다.
자꾸 귀찮은 것을 해봐야 한다.
자꾸 도전장을 내밀어 미끄러져 보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가장 가느다란 줄이라도 잡아 보아야 한다.


도전이라는 것은 -
두렵고, 떨리며, 거기에다 귀찮기까지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