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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Oct 20. 2020

미니멀. 받는 기쁨과 나눔의 환희.

아이들의 계절 옷을 정리하며 누리는 감사에 대하여.


일주일쯤 전부터 변화되는 계절에 맞추어
무거운 옷들을 꺼내고,
가벼운 옷들을 수납박스에 넣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작업을 해도
정리 내내 코를 훌쩍이고 재채기는 수도 없이 반복을 한다.
그리고 이번 옷 정리에도 똑같은 생각을 한다.
‘아... 옷이 너무 많다.’


지난봄에서 여름을 맞던 시즌에
엄청나게 줄여냈음에도
여전히 옷은 넘친다.


아무래도 이대로 옷에 파묻힐 순 없겠다 싶어
이번 옷 정리의 테마를 정했다.
‘담기, 나누기, 그리고 비우기’


계절 옷 정리는 늘 아이들의 것부터 시작된다.
어른 옷가지보다 아이들의 옷이 갯수도 많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의 체온조절을 돕기 위해
언제나 고민 없이 아이들 옷을 먼저 꺼낸다.  



지난봄에도 동서에게
작은 아이의 옷을 물려받았는데,
여름의 끝자락이 되니
아이의 옷이 담긴 커다란 택배 상자가 또다시 도착한다.


동서의 그 마음이 고마워서라도
보내 준 옷들을 요긴하게 잘 입혀야 한다.


아이가 바로 입을 수 있는 옷과
내년에 입을 옷,
그리고 많이 낡은 옷으로 구분을 한다.


구분을 하고 보니
이번 가을 겨울에 입힐 옷만 해도 그 수가 엄청나다.
거기에 우라 첫째에게 물려받은 옷까지 더하면,
둘째는 지금 가진 옷을 한두 번씩만 돌려 입어도
이번 가을,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다.


너무 많이 가진다는 것이
늘 이롭지만은 않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도
여전히 잘 맞는 옷이지만,
일부는
나눔 할 수 있는 친구에게
나눔을 하기로 한다.
 

그 친구는 4형제 중의 막내 아이인데,
첫째 형이 입던 옷을 넷째 아이가 물려 입을 때면
옷은 이미 몸에 걸치기 어려울 정도로 낡아 있다.


그래서 우리 둘째 꼬마는
같은 나이의 친구와
같은 사이즈의 옷을 나눠 입히기로 한다.


지난 주말,
손을 바쁘게 움직여 나눠 줄 옷을 챙겨 담았다.


둘째에게 작아진 옷 중에
아주 깨끗한 옷만 먼저 골랐고,
그것은 교회 동생에게 나눠주기 위해 담았다.


그리고 둘째 아이 사이즈에 맞는 깨끗한 옷 중
일부는 동갑내기 친구에게 나눠주기 위해 따로 담았다.


마지막으로 첫째 아이가 한두 번 입고는
입지 않겠다는 깨끗한 옷들은
또 다른 동생에게 물려주기 위해 골라내 담았다.

물려줄때는 깨끗한 옷만 골라 담기.



첫째 아이의 옷들도 일부 나눔을 하는 이유는,
둘째에게 입히기까지
3-4년이나 ‘고스란히’ 묵혀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형아 옷은 한참이 지나야 둘째가 입게 되는데,
그때는 이미 유행도 지나고
소재에 따라서는 옷이 상하기도 하기 때문에
잘 살펴서 일부는 주변에 물려주는 쪽을 택한다.


좀 더 ‘신선한’ 상태일 때
누군가가 맵시 있게 입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담고,
비우고,
나누며
이번 시즌 옷 정리를 마무리한다.


뽀오얀 먼지를 마주하며 옷 정리를 하는 동안
받는 기쁨과
나눔의 환희를
느낄 수 있음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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