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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라 Nov 05. 2020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

밀리카 작가의 에세이집 이야기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

밀리카 ㅣBOOKRUM(부크럼)


본격 미니멀 라이프에 마음을 막 쏟기 시작한 무렵,
미니멀 라이프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읽어내던 책 중 한 권,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있었다.
작가는 블로거였고,
다른 미니멀 책들과는 조금 색깔이 다른
감성 촉촉한 에세이집 느낌의 미니멀 라이프 책이었다.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북리뷰가 남아있지 않아 아쉽다.
그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글을 참 섬세하게 잘 쓴다고 생각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그랬으니 블로그 이웃도 맺고, 이렇게 두 번째 책까지 구매한 것이겠지.


책이 나오자마자 달려가 읽어내는 애독자는 아니지만,
밀리카님이 두 번째 책을 냈다는 사실 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기회가 닿으면 중고 말고 새책으로 사야겠다는 마음도 먹고 있었다.(소중한 인세는 작가님께 돌아가야 하니까)


얼마 전,
10월에 ‘무거동 독서경진대회’에서 받은 부상인 문화상품권을 들고 가족들과 서점 쇼핑에 나섰다.
두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들을 넉넉히 고르다 보니 우리가 가진 문화상품권의 금액이 거의 다 채워져 갔다.
순간 내 책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내가 쓴 글로 받은 상이니 내가 읽을 책도 한 권은 사야겠다는 마음이 살금살금 자리 잡았다.  


그렇게 덜컥 집어 든 책이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이었다.
이 책은 밀리카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그야말로 일상다반사를 다룬 종합 에세이집.


밀리카 작가만의 생각의 꼭지들을 모으고,
그것들을 편하게 풀어낸 책이다.
그녀 특유의 귀엽고 섬세한 표현들이 글의 곳곳에 숨어 들어가 있어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사는 이야기,
사물 이야기,
가족 이야기,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하나하나 정성 들여 쓴 글들이 모여 책 한 권을 이룬다.


내 이야기 같아서,
내 마음 같아서 더욱 공감이 되는 책이라
글을 눈에 담고는 한참을 먼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책으로 다시 시선을 꽂고는 손에서 책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작가와 대화하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읽어 내려갔다.


참 소탈하게 미니멀 라이프를 하는 그녀지만,
진짜로 갖고 싶은 물건은 오래오래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사서 갖는 것의 가치도 아는 멋진 사람이다.
장을 보러 갈 땐 찬합과 장바구니를 챙겨가 비닐 사용을 줄일 줄 알고, 카페에 들를 땐 텀블러를 꼬박꼬박 챙겨갈 줄 아는 지구지킴이 이기도 하다.


밀리카 작가는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미니멀 라이프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단정하는 주변인들이 넘친다.
하지만, 미니멀 라이프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아이와 있건 없건, 미니멀 라이프를 유지해 내는 사람은 아이가 여럿 있어도 분명 비슷한 역량으로 해낼 것이라고..


이 책은 굳이 목차를 카테고리별로 나누지 않아도
글과 글끼리 몰랑몰랑하게 서로 잘 어우러졌을 것 같지만,
작가는 독자를 위해 글들을 카테고라이징 하는 수고를 해 주었다.

1부 소소한 것들을 위하여
2부 내가 내 편이 되어줄게
3부 우리 같이 행복해요
4부 주변엔 사랑이 가득해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카테고리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술술술 흘러가듯이 책에 푹 잠겨 읽어보기를 권한다.


본서에서 가장 마음을 끌었던 한 꼭지.
(오. 늘. 하. 루. 만.)
내 마음을 온전히 잡아당긴 글이었다.
공감을 뛰어넘어 밀리카 작가의 글에 연이어 나의 글을 쓰고 싶을 정도였다.
한 가지를 목표할 때, 먼 미래를 바라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딱 오늘 하루만 열심히, 딱 오늘 하루만 최선을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그 한 달이 모여 일 년, 이년, 삼 년,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작가는 작은 하루의 힘을 믿는다.
작은 노력을 믿고
작은 변화를 믿는 사람이다.


기회가 되면 ‘오늘 하루만’에 대한 나의 이야기도 소소한 글로 옮겨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글감도 머릿속에 퐁퐁 떠올랐고,
착하고 예쁜 마음의 지구지킴이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품게 되었다.


가볍게 읽고,
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글모음집인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을 기분 좋게 내려놓는다.


오늘을 사는 당신의 순간순간에서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다면, 그리고 문득 마음속의 당신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진다면, [작고 귀여운 나의 행복] 책을 조심스레 펼쳐볼 것을 권한다.


행복은 늘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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