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네가 이겼다.

나의 새벽을 괴롭힌 알람에 대한 이야기

by 다니엘라


일주일을 살아보면 유난히 피로도가 높은 날이 있다.
주로 월요일 아침이다.
때론 목요일이나 금요일쯤이 되기도 한다.

오늘 아침.
나를 지독히도 괴롭힌 알람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사실은 한 시간 반째 울린 알람을 내가 괴롭힌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람과의 긴장감 넘치는 줄다리기 끝에
새벽 기상에 성공했다.
고맙기도 하고, 얄밉기도 한 알람을 보며
짤막한 글을 지어 보았다.


<알람. 네가 이겼다.>

밤에 본 알람.
내일 새벽 기상을 책임져 줄 고마운 알람
든든한 보험을 든 것 같아 완벽해.


밤에 본 알람.
덕분에 마음 놓고 푹 잘 수 있는 밤
내일은 꼭 깨워라.


밤에 본 알람.
내일 새벽을 생각만 해도 흐뭇해지는 밤
내일은 반드시 4시 30분 기상 인증해야지.


새벽에 본 알람.
왜 오늘은 알람이 울리지 않을까?
사실은 내가 못 들은 건데...


새벽에 본 알람.
알람이 왜 벌써 울릴까?
난 이제 막 잠든 것 같은데...


새벽에 본 알람.
꿈속에 들리는 익숙한 배경음악
사실은 꿈이 아니야, 진짜 알람이야...


새벽에 본 알람.
한 시간째 같은 소리
따라다라닷 땃따 땃따


새벽에 본 알람.
소리가 울릴 때마다 눈을 감은 채로 정지 버튼을 누르면
잠시 후 또다시 울리는 알람
따라다라닷 땃따 땃따
징하다 너란 녀석...


새벽에 본 알람.
여전히 같은 소리
따라다라닷 땃따 땃따
오늘은 새벽 기상 그냥 포기할까?


새벽에 본 알람.
내 맘도 모르고
내 속도 모르고
가열차게 울려대는 같은 소리
따라다라닷 땃따 땃따
내가 졌다.


눈을 뜨고 본 알람.
오늘도 고생했다.
내일은 시간을 좀 더 늦출게.
깨워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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