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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과학관 놀이

Day 60 -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

by 바다의별

2017.04.02


만약 내게 한국이 아닌 다른 곳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 없이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영화와 노래들을 통해 간직해오던 환상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LA에 갔을 때, 친구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처음으로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골든 게이트 브릿지는 상상했던 것처럼 예뻤고, 날씨도 환상적이었으며 도시의 분위기 자체가 마음에 쏙 들었다.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에 또 가게 된 것은, 사촌언니가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해의 짧은 방문이 아쉬워서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 근교 위주로 다닐 계획이었는데, 기차 안에서 만난 누군가의 추천으로 시내 계획이 한 가지 생겼다.

우선 아침에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만난 언니와 함께 페리 빌딩에 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살아 한국에는 가끔씩만 나왔던 언니였기에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바이올리니스트인 언니는 이날 낮에 공연이 있어 나는 혼자 돌아다니고 저녁에 만나서 맛있는 한식을 먹기로 했다. 원래는 밤새 기차를 타고 왔으니 엄청 피곤할 줄 알고 그냥 쉬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기차에서 푹 잘 잤기에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날 기차에서 만난 사람이 추천해준 샌프란시스코 과학관에 들러보기로 했다.

변기도, 식수대도, 모두 마실 수 있는 물이 나오는 곳. 변기에서 나오는 물을 마실 수 있나요?

나는 초, 중, 고등학교를 대전에서 나왔는데, 종종 대전 과학관에 가면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기차에서 만난 사람의 가벼운 추천을 곧장 실행에 옮긴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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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정도 있으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결국 3시간을 넘게 있었다. 박물관과 미술관에 점점 지겨워지고 있던 차에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들이 있는 과학관에 오니 정말 신이 났다.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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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체험활동 중에는 혼자서 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어 아쉽기도 했지만, 웬만한 것들은 다 해보았다. 과학적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게임과 놀이들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둘 수 있다니 놀라웠다.

집 근처에 이런 공간이 있으면 자주 갈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왜 그렇게 과학을 싫어하기만 했을까. 과학을 놀이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과학관에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서 특별히 다른 곳에 더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니언 스퀘어에 들러 운동화 한 켤레를 사고, 언니와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1년도 채 안 돼서 다시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였지만, 모든 것들이 반가웠다.


# 사소한 메모 #

*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곳들이 있는 것 같다.
* 한국 가면 꼭 과학관에 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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