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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폭포 마지막, 빅토리아

Day 107 -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Victoria Falls)

by 바다의별

2017.05.19


초베 국립공원 드라이브를 마치고 국경을 넘어, 짐바브웨에 도착했다. 캠핑장은 그동안 머물렀던 캠핑장들 중 가장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심지어 이날 밤은 업그레이드까지 해주었다. 그래서 텐트 안에 침대 같은 것이 있어 그 위에 침낭만 펴놓고 자면 되었고, 밤에 쓸 랜턴까지 있었다. 하룻밤이었지만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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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준비 장소도 쾌적했다. 이곳에서는 기념 티셔츠 등을 만들 수 있어 모두들 무슨 색에 무슨 무늬를 넣을지 잔뜩 고민을 했다. 주문하면 그다음 날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물론 나도 하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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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폭포를 보러 갔다. 이번 여행에서 세계 3대 폭포를 모두 보았는데, 빅토리아 폭포가 그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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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수 폭포를 처음 보았을 때만큼의 경이로움은 없었지만,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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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이아가라 폭포는 도시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큰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폭포란 주변에 초록빛 풀과 나무들이 함께 있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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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끝무렵이라 폭포에 물이 많았다. 건기에 다녀온 친구의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물이 별로 없어 물줄기를 세어볼 수 있을 것도 같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굉장히 힘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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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에 가면 늘 보이는 쌍무지개도, 푸른 하늘도 이름만큼이나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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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많으니 멋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올라오는 안개가 너무 짙어서 전망이 흐려서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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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중간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구간이 있었다. 샤워 구간. 가이드가 안개 때문에 물에 많이 젖을 수 있으니 우비를 챙기라 해서 방수되는 재킷을 가져갔는데, 그냥 젖는 수준이 아니었다. 샤워였다. 우리 머리 위에 또 다른 폭포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폭우 수준으로 물이 쏟아졌다. 비누만 있으면 따로 샤워 안 해도 좋겠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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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구간을 지나고 나니 다시 또 맑은 무지개가 우리를 반겼다. 알 수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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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를 따라 쭉 걷는 길이 끝나는 지점은 잠비아로 향하는 다리였다. 이곳 가운데서는 번지점프 또는 번지 스윙 등의 액티비티를 한다. 나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친구들 몇몇은 다음날 오후에 와서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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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은 바깥 길도 있지만, 그래도 왠지 아쉬워 다시 한번 폭포를 보면서 걸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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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많이 쏟아졌지만 내 사진도 한 장 남겼다.

Screenshot_2017-11-14-09-55-23001.png 친구가 찍은 사진

그리고 한 친구는 우리 모두의 뒷모습을 남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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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데, 세계 7대 경관이 있었다. 오로라, 그랜드 캐년, 파리쿠틴 화산, 리우데자네이루 항구, 에베레스트 산, 빅토리아 폭포,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이중 나는 벌써 5개 (빅토리아 폭포에 갔을 시점에는 4개)를 보았다. 파리쿠틴 화산은 언젠가 멕시코에 가게 된다면 볼 것이고, 에베레스트 산에는 가지 못했지만 안나푸르나에는 다녀왔으니 되었다.


공식적으로 우리 투어 마지막 밤이었다. 그래서 이날 저녁은 가이드와 요리사, 운전사까지 모두 모여 다 같이 식사를 했다. 나는 악어랑 소고기 케밥을 주문했는데, 악어는 닭고기 같았다. 같은 메뉴를 시킨 친구들이 모두 같은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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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면서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누고, 가이드 윌이 우리를 위해 특별히 친구를 통해 준비한 공연도 보았다. 우리 팀을 위해 준비한 건데 우리 자리 쪽이 아닌 중앙 쪽에서 공연을 하는 바람에 이곳에서 식사 중이던 모든 팀이 함께 관람했다.


식사 후에는 현지 펍으로 가서 맥주 한 잔을 더 했다. 야외에서는 'Flying Bantu'라는 현지 밴드가 공연 중이었는데 직접 곡을 쓰고 노래 및 연주를 하는데 정말 잘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인지 다들 크게 감탄한 듯 보였다.


이곳에서는 한국인도 만났다. 케이프타운에서 빅토리아 폭포까지 온 같은 투어 회사 팀이었는데, 한국인이 두 명이 있었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대화해서 굉장히 편하고 즐거웠다. 친구들이 한국어 안 잊어버렸느냐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나에게는 아직 빅토리아 폭포에서 두 밤이 더 남아있지만, 이 모든 멤버가 함께 하는 것으로는 마지막 밤이라 아쉬웠다. 우리는 세 번째 펍에 가서야 새벽 1시가 넘었음을 인지하고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에는 래프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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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메모 #

* ♬ Sixpence none the richer - Kiss me
* 역시 한국인은 한국어를 하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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