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간직한 헤이그

Day 168 - 네덜란드 헤이그/덴하그(Den Haag)

by 바다의별

2017.07.19


근현대사를 한 번이라도 공부해본 적이 있다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지명이 있다. 영어로는 헤이그(The Hague)라 불리지만 네덜란드어로는 덴 하그(Den Haag)인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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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에서 헤이그까지는 기차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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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고종황제는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에 세 명의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을 파견한다. 그러나 이들은 정식 초청장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를 거부당한다. 일본이 사전에 힘을 써서 훼방을 놓은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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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헤이그 특사는 해외 언론을 통해 일본의 침략과 을사늑약이 정당하지 않으며, 한국이 독립된 국가임을 알리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준 열사는 타국에서 순국하시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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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결이라고 알고 있지만, 애통함에 건강이 몹시 악화되어 병사하셨다는 말도 있다. 오래전에는 구체적으로 할복 자결로 알려졌던 적도 있지만 할복이 일본식 자결 방법임을 감안하면 그건 왜곡된 것 같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일본에 대한 분노와 나라에 대한 걱정으로 끝내 타지에서 숨을 거두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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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은 당시 특사들이 묵었던 드용 호텔(Hotel De Jong)을 구입하여 만들어졌다. 벽마다 붙어있는 역사적 사실들과 당시의 외신 기사들은 특사들이 느꼈을 분노와 고종황제의 간절함을 전하고 있었다. 특히 이준 열사가 순국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방은 들어오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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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도 그릇 살면 죽음만 같지 않고
잘 죽으면 오히려 영생한다

전체적으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이 찍고 싶은 것이 있으면 찍어도 된다고 해주셔서 기억하고 싶은 이준 열사의 방과 유훈을 찍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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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 타지에서 이렇게 깔끔하게 기념관을 운영하시는 분들 또한 대단하시다. 이런 분들의 감사한 노력으로 또 하나의 역사가 잊히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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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헤이그가 이준 열사 기념관을 보고 나니 왠지 모르게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준 열사가 순국하신 지 100년이 넘은 오늘날, 여전히 풀지 못한 역사적 숙제들이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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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메모 #

*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면 언젠가는 올바르게 풀리리라 믿고 싶다.
* 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의 삶은 어떤 삶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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