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1~211-프랑스, 네덜란드, 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유럽은 8년 전 내가 처음으로 홀로 해외 생활을 하며 홀려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그 시작점이었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나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2박 3일 런던 여행을 다녀왔다. 내 모든 여행들이 시작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겁 많았던 내가 많이 자랐던 곳과 그 당시 내가 여행했던 곳들 중 일부를 다시 걸으며 여러 가지 감정에 휩싸였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며 헬싱키에 들른 것을 제외하면, 유럽 대륙을 다시 여행하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다음에 갈 때는 그것보다는 적은 시간이 걸리기를 소망한다.
확실히 유럽은 여행하기 편하다. 남미와 아프리카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미국과 캐나다는 차 없이는 여행하기 힘든 곳들도 많다. 하지만 유럽은 어디든 가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도시 간 이동이든 도시 내 이동이든 어떻게든 방도가 있다. 적어도 서유럽, 남유럽, 그리고 동유럽 중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들은 그렇다. 뿐만 아니라 숙소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이 있고 음식도 실패할 확률이 낮으며, 소매치기는 많아도 목숨의 위협은 거의 없다. 거의 모든 면에서 편리하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유럽이다.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동유럽에 드디어 가보았다. 프라하와 부다페스트의 멋진 야경과, 체스키크룸로프와 류블랴나의 붉은 지붕들, 크라쿠프와 모스타르의 어두움과 색다름까지. 다음에는 루마니아와 세르비아 등 더 깊숙한 동유럽에까지 가보기로 했다. 역시 여행은 하면 할수록 가고 싶은 곳이 늘어나는 것 같다.
호스텔과 한인 민박을 많이 이용했다.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다. 오래 여행하니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익숙해졌고 그런 사람들과 소소한 대화부터 때로는 심도 있는 대화까지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아주 적극적인 건 아니지만 그다지 소극적이지는 않은 자세로, 나는 친구도 만들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구분했고, 그들과 즐거운 식사를 하거나 심지어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건 여행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