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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기대했던

Day 233~237 - 호주 시드니(Sydney)

by 바다의별

아마도 호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도시는 시드니가 아닐까.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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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 도착한 둘째 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수도 없이 상상해봤던 이곳에 드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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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의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와 그 뒤에 옅은 분홍색으로 물드는 하늘까지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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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가고 싶었던 곳들이 있었다. 유럽은 교환학생으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는 늘 뒤로 미뤄두게 되었다. 직장인이 된 이후로 일주일 휴가로 짧게 다녀오기엔 너무 아쉬운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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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오랫동안 가고 싶어 했던 도시에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행복했다. 호주에 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비로소 호주 여행이 완성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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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를 걸어 다니며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는 동안 해는 금방 졌고, 달과 함께 불빛들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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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니 환하게 빛나서 더 선명해진 오페라하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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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녁에 오페라 하우스에 화려한 색감의 애니메이션을 비추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알지 못해서 다음날 다시 가게 되었다. 물론 그 때문이 아니라도 다시 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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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오전에 페리를 타고 맨리 비치(Manly Beach)에 다녀왔다. 시드니 하버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다시 보니, 겉에서만 볼 게 아니라 공연을 하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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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1시간 뒤 시작하는 공연이 있어서 주저 않고 표를 구매했다. 피아노, 클라리넷, 첼로의 삼중주 공연이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연주자들은 유쾌한 음악을 많이 연주했다. 작은 공연이라 공연장도 작았지만, 바다가 보이는 아늑한 곳이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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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공연장을 나와, 오페라하우스 근처인 로열 보타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s)을 조금 걷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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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만난 친구 아만다는 시드니 출신이지만 런던에서 일하고 있었다. 직접 시드니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며 대신 나에게 가볼 만한 곳들과 좋은 식당들을 여럿 추천해주었다. 그중에서 이날은 서리 힐스(Surry Hills)에 있는 채식 식당에 갔다. 그 옆에는 유명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어 디저트까지 해결했다. 아만다는 나처럼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아프리카에서도 여러 번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던 동지였기에 더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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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에 서둘러 다시 돌아온 오페라하우스. 같은 풍경을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았지만, 이날 저녁은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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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 길리(Badu Gili, Water Light)라는 7분짜리 레이저 영상 쇼로서, 호주에 처음 정착한 원주민들의 문화를 그린 애니메이션을 오페라하우스 지붕 한쪽에 비춰주는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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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그림들과 화려한 색감이 예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내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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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하늘에 뭐가 있나 했더니 밝은 불빛 때문에 새들이 모여든 것이었다. 대부분 갈매기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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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번, 수백 번을 상상해보았던 곳인데 여전히 기대 이상이었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기쁘게 했다. 예술적인 건축물과 건너편의 멋진 다리, 불빛이 반사되는 바닷물과 이곳의 활기찬 분위기는 지금도 나를 들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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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메모 #

* 다행이다, 기대 이상으로 멋져줘서.
* ♬ Duncan James - Ama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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