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맴도는 구절 #2
때로는 가지고 싶은 것에 대한 타협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욕심내서는 안 되는 대상이 있고, 내 마음처럼 쉽게 책임질 수 없는 대상이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만질 수 있는 사람이 될지, 아니면 바라보아야만 하는 사람이 될지. 늘 전자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끔 후자이기를 선택하기도 한다. 꺾어서 가져오는 것만이 꽃을 사랑하는 방법은 아니다.
어떤 존재는 꼭 내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집 앞 공원에 서 있는 나무처럼, 매일 밤 떠 있는 달처럼, 멀리 달아나지 않고 내 시야에 오래도록 남아있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니까.
아 좋다. 이 사람과 같이 있기만 해도, 딱히 내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공원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있고, 모두가 그 아래에서 휴식을 얻지만,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렇게 그란 존재를 기리자. 나는 그런 기분이었다.
- 요시모토 바나나, '막다른 골목의 추억' 중